『평양을 담다-역주 『평양지』·『평양속지』』(소명출판, 2016)의 역자는 18세기 남인계 문인 신광수(申光洙)가 평양을 소재로 쓴 장편 연작시 [관서악부(關西樂府)]를 통해 평양 읍지를 접하게 되었다. 신광수는 [관서악부]에서 평양 읍지에 제시된 지역적 정보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으며, 이 시에서 평양은 관찰사의 풍류로 가득 찬 낭만적인 공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런데 평양을 낭만적인 곳으로 인식한 사람은 신광수만이 아니었다. 우리 역시 전근대 시기의 평양 하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평양 기생,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 같이 누구나 되기를 바라는 평안도 관찰사를 떠올린다. 그러나 달리 보면 이러한 평양 인식은 지나치게 낭만적이거나 비현실적이며 평양 본연의 모습과도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우리가 평양을 떠올릴 때 왜 그 속에는 평양에 사는 사람들이나 고유의 토속적인 느낌이 결여되어 있는 것일까. 『평양지』, 『평양속지』는 어쩌면 이런 질문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료일 것이다. 최근 출간된 『평양을 담다』는 바로 이 『평양지』와 『평양속지』의 내용을 부가설명과 함께 읽기 쉽도록 옮겨놓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