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적 가치관이 만들어낸 ‘나쁜 여자’,
그 허상을 뛰어넘는 솔직하고 강인한 여성상을 마주하다
미투 운동은 지난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성폭력을 고발한 여성이 오히려 일부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비난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또 다른 갈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처럼 여성을 유혹자, 거짓말쟁이, 행실 나쁜 여자, 남자의 인생을 망친 여자 등 ‘나쁜 여자’로 몰고 가려는 미묘한 심리는 21세기 한국 사회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아담을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게 만든 유혹자 이브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나쁜 여자’ 이미지는 3,000년의 인류 문명사 동안 여러 방식을 통해 반복 재생산되었으며 현재에도 매체와 화자를 바꿔가며 여전히 번성하고 있다.
이 책은 신화, 성서, 예술,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탄생, 발전한 ‘나쁜 여자’들을 살펴본다. 남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식을 죽이는 그리스 신화 속 메데이아, 다섯 명의 남편을 두었던 사마리아 여자, 사랑의 이름으로 남자를 이기적으로 조종하는 『위대한 유산』의 에스텔라, 남편보다 더 못된 심보를 가진 『흥부전』의 놀부 마누라, 정이현의 소설 『낭만적 사랑과 사회』의 속물적이고 영악한 계산주의자 유리 등 다양한 ‘나쁜 여자’들이 새롭게 해석되고 정의되고 있다. 과연 그녀들은 정말 나쁜 여자들이었을까? 자신의 삶을 살아내기 위한 그녀들의 열정과 고군분투가 과연 그렇게 나쁘게만 평가되어야 했을까? 이 책에서는 이런 의문을 가지고 그녀들을 바라본다.
문화와 예술 각 분야에 나타난 여성의 모습에 관해 탐구해온 저자들은 나쁜 여자의 등장과 발전이 가부장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 예술 속에 등장하는 나쁜 여자들은 남성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정체성과 존재 가치를 인정받았다. 아내, 정부, 딸, 창녀, 왕비, 하녀, 마녀, 계모 등의 정체성은 남성과의 관계, 남성 중심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정립된 것이다. 그리고 가부장적 가치관은 그녀들이 남성이 정한 규칙을 어겼을 경우 그녀들을 ‘나쁜 여자’로 규정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나쁜 여자’ 만들기를 주도했던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여성의 이미지가 공정하지 못했음을 인식하고, ‘나쁜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걷어내면서 새롭고 강력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Contents
책을 펴내며
1부 나쁜 여자의 탄생
1장 신화 속 나쁜 여자, 문화적 원형이 되다_김소임
2장 성서 속의 악녀, 생존자가 되다_박인희
3장 다섯 명의 남편을 둔 그녀들: 사마리아 여자와 바쓰의 여장부_이현주
4장 셰익스피어 비극 속 악녀들_권오숙
5장 마녀로 불린 여자들: 역사적 개관_배경진
6장 고전 소설은 나쁜 여자가 필요하다_서경희
7장 여신인가 사이렌인가?:『위대한 유산』과 『위대한 개츠비』의 악녀들_이소영
2부 나쁜 여자의 진화
8장 미술 속 여성 이미지의 해체_박성연
9장 신가부장제의 부상과 나쁜 여자의 재귀: 정이현의 단편 소설 살펴보기_김은하
10장 영화 속 악녀들의 변천과 새로운 탄생_김소임
11장 영화 〈오필리아〉와 나쁜 여자 성공담_이희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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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Author
권오숙,김소임,김은하,박성연,박인희,배경진,서경희,이소영,이현주,이희원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하였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출강, 한국 셰익스피어 학회 편집이사로 있다.주요 저서로는「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인간의 본성을 해부하다」(2016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청소년을 위한 셰익스피어」,(2011 대한출판협회 선정 올해의 청소년 도서),「셰익스피어와 후기 구조주의」(2008 문광부 선정 우수 학술도서),「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2005 학술진흥재단 선도연구자 지원 사업선정)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맥베스: 양심을 지닌 아킬레스』,『맥베스』,『오셀로』,『헨리4세』2부,『살로메』등이 있다. 주요논문에는 「셰익스피어 한국어 번역 100년사」 19세기 아동 문학 풍토와 램 남매의 〈셰익스피어 이야기〉 각색 연구」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 취득하였으며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출강, 한국 셰익스피어 학회 편집이사로 있다.주요 저서로는「셰익스피어: 연극으로 인간의 본성을 해부하다」(2016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청소년을 위한 셰익스피어」,(2011 대한출판협회 선정 올해의 청소년 도서),「셰익스피어와 후기 구조주의」(2008 문광부 선정 우수 학술도서),「셰익스피어 그림으로 읽기」(2005 학술진흥재단 선도연구자 지원 사업선정) 있으며 주요 역서로는 『맥베스: 양심을 지닌 아킬레스』,『맥베스』,『오셀로』,『헨리4세』2부,『살로메』등이 있다. 주요논문에는 「셰익스피어 한국어 번역 100년사」 19세기 아동 문학 풍토와 램 남매의 〈셰익스피어 이야기〉 각색 연구」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