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고분자 이야기

나날이 발전해가는 현대사회 속에서 고분자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생활 속 전반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 책은 공학도가 아닌 일반인들이 이러한 고분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집필되었습니다. 5개의 큰 주제와 60여 개의 작은 주제로 나누어 독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하였습니다.

대부분의 고분자 입문서는 고분자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화학적인 정보에 치우쳐 있어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이 책에서는 이를 보완하여 고분자 자체의 개념 정리부터 시작해 실제 활용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고분자를 보다 일관되고 쉽게 이해하도록 정리하였습니다. 2021년에 발간한 대학생을 위한 개론서 고마운 고분자 이야기에 이어 보다 폭넓은 분들을 위한 입문서라고 하겠습니다.

현재 우리는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 기반 지식 정보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기간 제조업은 이 사회를 저변에서 지탱하는 기초입니다. 기간 제조업의 하나로서 고분자(또는 플라스틱)로 대표되는 석유화학공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최대한 쉽고 실용적으로 기술하고자 하였습니다. 과학기술 중심 사회에서 우리가 올바른 역할을 찾기 위해서는, 4차 산업 혁명의 변화를 스스로 체감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혁신적 변화가 완전 새로운 것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는 여러 부분이 발전적으로 진화하여 통합함으로써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꼭 인식해야 합니다.

삶을 윤택하게 하려면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새로운 일거리와 주제를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이미 존재하고 있는 문제와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새롭게 정의해나가는 과정에서 비록 고생하겠지만 의미와 보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무한한 노력과 상상력을 통해서만이 세렌디피티(serendipity), 즉 우연을 가장한 발견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보는 것을 보지만,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것을 생각해야 새로운 발명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의 결과로 발전된 과학기술만이 실질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서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산업 혁명 이전의 지구 환경은 2억 명 정도만이 살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과학적, 기술적 노력의 결과로 이제는 78억 명 이상의 인류가 그럭저럭 잘 먹고 살고 있는 셈이니 과학기술인들은 긍지를 느낄만합니다. 이제 점점 더 과학기술 발전이 가속되고 지식 혁명, 창조 혁명, 융합 혁명이 일어나고 있으니 우리의 할 일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과학기술 발전에 고분자가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여러 소재로 만들어지는 전기발광 소자 중에서 무기 재료를 이용한 발광소자(LED), 유기 재료를 이용하는 유기 발광소자(OLED), 고분자를 활용하는 고분자 발광소자(PLED) 등을 보면 고분자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더 느껴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디스플레이나 분위기용 조명이 아니라 에너지 절약에 보탬이 되어 지구 환경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사하는 소자로서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영원한 문제인 식량, 에너지, 물, 의료복지, 테러 등을 극복하기 위하여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합니다. 고분자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데 있다면 억지일까요? 인구 증가로 인한 인류의 난제들은 과학기술로만 풀 수 있다는 사실은 오늘도 우리를 바쁘게 만듭니다.

지난 1985년부터 카이스트에서 가르치기 시작하였지만 2016년 가을에서야 비로소 고분자에 관한 우리말 교재를 집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첫 결실로 2021년에 『고마운 고분자 이야기』가 출간되었으며 이제 드디어 일반인들을 위한 책 『알기 쉬운 고분자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졸작을 기꺼이 받아주시고 마지막까지 꼼꼼히 챙겨주신 자유아카데미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이 책을 통해 고분자와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데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