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로 상징되는 불교전통은 오늘날 양심적으로 지혜의 나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더 나아가, 불교전통을 넘어서 오늘날의 문학, 사학, 철학, 종교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은 양심적으로 지혜의 나무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지혜의 나무는 이미 병들어서 고사(枯死)하고 있지 않은가?
오늘날의 불교학자를 비롯한 인문학자들은 참여적이고 양심적이고 실천적인 지혜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고, 기득권층의 정의롭지 못한 질서에 편승하면서, 더 나아가 기꺼이 종속적으로 자본을 추종하면서, 우리의 몸을 상하게 하는 불량식품보다 더 심각하게 우리의 정신을 좀먹는 어용 지식을 판매하는 지식소매상 노릇을 자처하고 있으면서도 전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하카마야 노리아키 그리고 마츠모토 시로 같은 일본의 대표적 불교학자들이 그 지혜의 나무를 되살리고자 본격적인 가지치기에 나섰다. 오늘날 그 가지치기 작업은 ‘비판불교운동’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운동으로 확산되어 전개되면서, 불교학계를 넘어서 지구촌의 학계 전반을 강타하는 폭풍이 되어 몰아치고 있다.
기득권과 위선과 침묵 뒤 일본 불교의 현실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하여, 동아시아의 조화(和)의 이념이 사회적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득권의 가식임을 폭로하고, 객관성을 표방하는 막스 베버 부류의 학문 풍토가 실상은 몰염치한 침묵임을 고발하는 비판의 폭풍이 이제 우리 앞에 몰아친다. 이 폭풍 앞에서, 한국의 지식인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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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저자 서문
역자 서문
서 론-제이미 허바드
제1부 비판불교란 무엇이며 왜 주창되는가?
1. 왜 선은 불교가 아니라고 이야기되는가?
2. 비판불교와 근원으로의 회귀
3. 비판철학 대 장소철학
4. 장소 공포증
5. 비판으로서의 학문
6. 비판의 한계
7. 비판불교에 대한 코멘트-마츠모토 시로
제2부 참된 불교를 찾아서
8. 여래장사상은 불교가 아니다
9. 불성사상은 온전히 불교적이다
10. 유가행파와 여래장 문헌에서 기체설 사상
11. 기체설 사상에 관한 비판적 대론(對論)
12. 티벳으로 도입된 인도불교의 핵심 요소들
13. ‘선’(禪)의 의미
14. 비판불교와 도겐의 『정법안장(正法眼藏) 』
15. 비판불교는 실제로 비판적인가?
16. 형이상학, 고통, 그리고 해방
17. 기체설과 불교학의 최근 동향에 대한 고찰
18. 비판불교에 대한 재검토
제3부 사회비판
19. 사회적 차별의 이념적 배경에 대한 고찰
20. 불교와 가미
21. 천태본각사상과 일본의 자민족중심주의적 전환
22.『법화경 』과 일본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