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 제8권은 인도, 티베트, 동아시아 여러 지역의 여래장사상 불성사상을 주제로 한 논문 여덟 편을 싣고 있다. 여래장 불성이라는 두 술어를 통해 불교가 표명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중생이 붓다가 될 존재라는 사실 하나가 전부다. 그 의미에서 양자는 완전히 동일한 사상이다. 다만 이 두 개념은 동아시아에서는 독자의 뉘앙스를 띄는 일이 있다. 그 의의를 확보하기 위해 양자를 병렬해서 이 책의 제목으로 삼았다.
여래장 불성사상은 인도대승불교사상의 한 완성 형태로서 밀교에 가교를 놓는 사상사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러한 완성기에 있는 사상은 그 이전 불교사상의 긴 역사의 변천을 포섭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하는 극성을 내부에 품고 있다. 환언하면, 여래장사상은 다른 극성을 띤 불교사상의 여러 개념이 해석의 노력에 의해 높은 차원의 평형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서 성립하고 있다. 이러한 긴장관계를 내포하는 사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경우, 존재하는 극성 한 쪽을 선택하면 같은 사상이 전혀 다른 양상을 노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상이 소박한 단계에 있을 때, 곧 ‘원시불교’ 단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다. 하나의 개념을 깊이 파고들어, 그 내부에 자기 모순인 방향의 요소가 발견되는 곳까지 도달할 때, 비로소 불가피하게 나타난다. 그렇게 깊이 파고들어가는 하나의 개념이란 ‘불’ ‘여래’다.
최근 여래장 불성사상은 인도불교, 티베트불교 사상연구 분야에서 연구가 급속히 진전하고, 일찍이 없었던 형태로 새로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명확해 지고 있는 것은 중관과 유식에 필적하는 해석학으로서 깊이를 가진 여래장사상의 의의다. 이 책은 이러한 현재 학계의 사정을 수용하여 국내외 최신 연구 성과에 기초하면서, 불교사상에서 여래장사상이 가진 의의를 가능한 한 망라적으로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Contents
제1장 여래장 불성사상의 새로운 이해를 향해_시모다 마사히로
제2장 『여래장경』 재고 - 불성의 9유를 중심으로_미하일 침머만(히노 에운 일역)
제3장 불성의 선언 ? 열반경_하바타 히로미
제4장 불성의 전개 - 앙굴마라경 대법고경_스즈키 다카야스
제5장 보성론의 전개_가노 가즈오
제6장 여래장과 공 마츠모토 시로
제7장 열반경과 동아시아 세계 후지이 교코
제8장 번뇌와 인식을 획정하다 - 유식과 여래장에서 2장설의 기원_A. 찰스 뮐러(요시무라 마코토 일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