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에서 보살은 태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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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2/10/12
Pages/Weight/Size 170*210*20mm
ISBN 9791155801925
Categories 종교 > 불교
Description
그림을 보는 것도 수행이 될 수 있다면?
삶의 위안과 깨달음을 주는 120여 점의 그림 읽기


한국의 옛 그림 속에서 당대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는 불교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책이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던 저자는 마흔 무렵 우연히 한국 미술과 옛 그림에 깊이 매료된 것을 계기로 미술관, 고서화점 등을 찾아다니며 한국미술 연구에 몰두해왔다. 현재는 미술학 박사로서 예술 대중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번 책에서는 ‘그림이 삶이고 삶이 곧 그림’이라는 생각으로 위기 때마다 한국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담당했던 불교 정신을 조망하고자 했다. 한 점의 그림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책 한 권을 읽는 것과 같으며 그림을 보는 것도 일종의 수행이 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저자는 그간 쌓아온 지식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옛 그림 감상법을 소개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 그림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림을 통해 감동을 느끼는 이유를 구도와 색감 등을 들어 하나하나 설명하기란 어렵다. 더구나 빛바랜 옛 그림에 담긴 메시지는 현대적 관점에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입체적이고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서는 그림을 읽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저자는 120여 점의 그림이 그려진 시대로 가서 오래된 풍경을 생생하게 복원해 내는 한편으로 해당 그림이 그려지게 된 사상적 배경과 그림 속 상징들을 파헤쳐보면서 인문학, 철학, 종교를 두루 포괄하는 깊이 있는 통찰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마음의 평안을, 2부에서는 자연과 생명의 존엄함을, 3부에서는 화합과 평등을 주제로 그림들을 소개한다. 〈협롱채춘〉을 통해 조선 후기 여성의 삶을 들여다보고 〈뇌공도〉를 통해 민중의 정신적 기반이 되었던 토속신앙을 조명한다. 〈오명항초상〉을 통해서는 두창이 휩쓸던 시대의 풍경을 그려내고 〈노승탁족도〉를 통해 세속에서 벗어난 선비의 초탈한 마음을 되짚어본다.

이처럼 옛 그림 속에는 당대의 역사와 풍속, 세태뿐만이 아니라 현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면면히 전해져 내려오는 가르침과 깨달음의 열쇠가 숨어 있다. 예술과 역사, 종교와의 접목을 통해 다채로운 눈으로 옛 그림을 감상하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Contents
1부 자비와 하심_나와 당신의 평안을 그리다

· 밥이 하늘이고 부처입니다_윤용 〈협롱채춘〉
· 질병과 액운을 벼락도끼로 번쩍_김덕성 〈뇌공도〉
· 큰 강은 말이 없소_김홍도 〈신언인도〉
· 당신이 아름다운 얼굴을 원한다면_작자미상 〈오명항 초상〉
· 발을 담그고 욕심을 씻는다_이행유 〈노승탁족〉
· 칼바람을 이겨낸 붓_추사 김정희 〈무량수〉와 〈자화상〉1
· 나와 나 아닌 것 사이에서_추사 김정희 〈무량수〉와 〈자화상〉2
· 한국 산사는 언제나 겨레와 함께_김윤겸 〈해인사도〉
·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한국의 선승들_작자미상 〈청허당 휴정 진영〉
· 부처님의 특별한 대화법_이명욱 〈어초문답도〉
· 노승은 책 속에서 길을 찾고_윤두서 〈수하독서도〉
· 우리는 추위를 어떻게 이겨내는가?_엘리자베스 키스 〈아기를 업은 여인〉
· 그녀들의 삶이 조금은 평안했기를_엘리자베스 키스, 폴 자클레 〈신부〉
· 눈보라 치는 밤을 걸어야 알게 되는 삶의 무게_최북 〈풍설야귀인〉
· 벗은 떠나고 차향만 남았네_홍현주 〈수종사〉
· 술이란 그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_김후신 〈대쾌도〉
· 박쥐가 신선의 화신이라면_김명국 〈박쥐를 날리는 신선〉

2부 자연과 생명_불교와 인연 깊은 동식물을 그리다

· 곧 사라질 매미의 울음처럼_김인관 〈유선도〉
· 돼지가 뛰노는 세상을 꿈꾸며_기산 김준근 〈산제〉
· 달마대사와 갈대 잎_김홍도 〈절로도해〉
· 가을은 참새소리에서 시작된다_작자미상 〈참새무리〉
·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기를_신사임당 〈수박과 들쥐〉
· 그림으로 향기를 전하는 방법_어몽룡 〈월매도〉
· 벗을 기다리듯 봄을 기다린다_전기 〈매화초옥도〉
· 호랑이의 기상도 함께 부활하길_겸재 정선 〈송암복호〉
·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_정조대왕 〈국화도〉
· 진짜 낙타를 보았느냐?_이인문 〈낙타도〉
· 인어의 전설, 전설 속의 잉어_작자미상 〈어변성룡도〉
· 사립문을 지키는 것이 네 임무거늘_김두량 〈삽살개〉

3부 화합과 평등_우리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그리다

· 단원의 고향, 4월의 바다로 돌아오라_김홍도 〈남해관음도〉
· 잊혀진 산사에서 들려오는 종소리_김홍도 〈신광사 가는 길〉
· 소중한 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_정선 〈낙산사도〉
· 귀천을 초월한 합장_정선 〈사문탈사〉
· 털모자에 서린 항일 정신_채용신 〈최익현 초상〉
· 나라를 잃어도 새해는 오고_심전 안중식 〈탑원도소회지도〉
· 혼을 담은 글씨는 곧 그림이다_오세창 〈종각〉 현판
· 밟을 수 없는 곳들의 풍경_강세황 〈대흥사〉
· 일본을 뒤흔든 일필휘지의 그림_김명국 〈달마도〉
· 극락 가는 길에 귀천은 없더라_청룡사 〈반야용선도〉와 이형록 〈도선도〉
· 밥이 하늘이고 곧 자비입니다_김홍도 〈타작〉
Author
손태호
여행 다닐 수 있는 일,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찾다가 대학 졸업 후 여행사, 항공사 등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인도·서역 전문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 30대 중반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겨워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은 무렵, 우연히 옛 그림에 빠져 미술관, 고서화점 등 곳곳을 찾아다녔다. 대학 때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리 문화의 매력을 탐구해 보고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 들어가 미술학을 전공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장무상망(길이 서로 잊지 말자)’ 인장을 보고 왜 ‘그림이 삶이고 삶이 그림’인지 확연히 깨달았다. 옛 화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고민 들이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듯했다. ‘괜찮다, 다 괜찮다’며 토닥이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후로 옛 그림은 선생이자 친구이며, 거울이자 나침반이 되었다. 40대 들어서 불교미술로 관심사가 넓어져 조선 후기 조각승에 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요즘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전국의 사찰과 유적지를 돌아보며 우리 문화 유산을 연구하려 애쓴다. 불교미술과 조선 회화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글을 계속 쓸 예정이다.
여행 다닐 수 있는 일, 남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을 찾다가 대학 졸업 후 여행사, 항공사 등에서 근무했고, 지금은 인도·서역 전문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다. 30대 중반 세상살이에 지치고 힘겨워 어디론가 도망쳐 버리고 싶은 무렵, 우연히 옛 그림에 빠져 미술관, 고서화점 등 곳곳을 찾아다녔다. 대학 때는 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우리 문화의 매력을 탐구해 보고자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에 들어가 미술학을 전공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찍힌 ‘장무상망(길이 서로 잊지 말자)’ 인장을 보고 왜 ‘그림이 삶이고 삶이 그림’인지 확연히 깨달았다. 옛 화가들의 치열했던 삶과 고민 들이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전해지는 듯했다. ‘괜찮다, 다 괜찮다’며 토닥이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 후로 옛 그림은 선생이자 친구이며, 거울이자 나침반이 되었다. 40대 들어서 불교미술로 관심사가 넓어져 조선 후기 조각승에 대한 석사 논문을 썼다. 요즘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전국의 사찰과 유적지를 돌아보며 우리 문화 유산을 연구하려 애쓴다. 불교미술과 조선 회화를 알기 쉽게 풀어내는 글을 계속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