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후 한국문학을 거시적으로 규정한 요소이자 문학텍스트 안팎을 규율한
핵심 기제로 검열, 매체, 냉전을 꼽은 저자의 연구 성과가 오롯이 담긴 연구서
여기에 수록한 글은 필자가 지금까지 계속 연구해 오고 있는 문학의 역사적·사회적 존재방식에 깊숙이 관여한 매체, 검열, 전향, 번역, 등단, 문예기구, 법제 등 해방 후 문학제도사 연구 중 문학텍스트의 생산-유통-수용 체계의 드러나지 않았던 지점들에 대한 보고로서 최소한의 가치는 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모은 것이다. 비록 수록된 논문들이 발표 당시에는 해방 후 문학제도사 연구가 막 시작 단계였기에 그래도 좀 쓸모가 있었으나 지금 시점에서 보면 낡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문학텍스트를 가로세로로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맥락들, 즉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빙산(氷山)의 여러 지층에 대한 이해는 문학 연구의 외연이 확장되는 추세와 부합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책의 전체적 구성은 해방~1960년대 매체와 문학의 관계를 중심에 놓고 전향, 순수, 전후, 참여 등 문단·문학 장의 거듭된 재편과 유관한 요인들에 대한 탐색을 결합시켜 배치했다. 제1부는 해방기 정치적 해방과 경제적 파탄의 모순 속에서 문학 장의 재편이 이루어지는 역동적 과정과 이로부터 파생된 한국현대문학의 제도적 시원을 고찰했다. 제2부는 열전(한국전쟁)과 혁명(4·19혁명) 사이, 전후의 문화(학)적 구조 변동의 몇 가지 중요한 지층을 탐사해 열전과 혁명의 계기적 연속을 구명해보려 했다. 제3부는 4·19혁명과 5·16쿠데타가 교차하며 등장한 권위주의 통치시대 문학의 존재를 다른 제도적 장치와의 연관 속에서 살폈다.
Contents
책머리에
제1부 한국 현대문학의 제도적 시원
1장 해방 또는 ‘신천지’의 열림
1. 해방기의 매체와 문학 그리고 『신천지』
2. 『신천지』의 저변과 잡지주체
3. 『신천지』의 매체전략과 문학
2장 대한민국 문화의 근원-전향과 내부냉전
1. 단정수립 후 전향 공간의 특수성
2. 해방 후 문화운동의 분극화와 전향
3. 전향 공간의 문화적 역학
4. 전향 의제와 문화사
3장 순수문학이라는 제도-『문예』와 문학 권력의 창출
1. 『문예』의 위상
2. 단정수립 후 문학 장의 재편과 『문예』
3. 등단제도의 확립과 순수문학의 제도적 정착
4. 해방10년 문학·문단사와 『문예』의 유산
4장 신문소설의 재등장과 식민유산의 전환
1. 신문, 그 이상의 미디어
2. 권력, 신문, 문학의 관계와 신문의 문학전략
3. 신문 연재소설의 양상과 그 저변
4. 신문소설에 대한 문단·문인의 인식
제2부 열전과 혁명 사이, 전후 문학 장의 재구조화
5장 전후 풍속과 자유민주주의
1. 『자유부인』과 전후 풍속
2. 열전과 혁명 사이, 전후 풍속의 혼돈과 시대성
3. 풍속담론의 내적 역학
4. 소용돌이 풍속의 사회문화적 함의
6장 저널리즘과 문학
1. 1950년대 매체론적 문학연구의 유효성
2. 신문저널리즘과 문학
3. 잡지저널리즘과 문학
4. 문예지와 문학
7장 번역 장의 형성과 구조
1. 1950년대 번역 장 조형의 특수성
2. 국가권력의 근대화 기획과 번역
3. 출판자본의 이율배반적 출판전략과 번역
4. 문화주체의 세계주의와 번역-『문학예술』을 중심으로
5. 불구적 번역지형과 문화적 사유
8장 전후의 등단제도
1. 등단제도의 복원
2. 신춘문예의 부활과 제도화 양상
3. 추천제의 경쟁 구도와 가부장적 문단 체제
4. 등단제도와 문학계의 구조 변동
9장 『신태양』과 문학
1. 문학 중점주의
2. 신태양사 출판자본의 잡지연쇄
3. 『신태양』의 매체전략과 문학
4. 전반기 『신태양』의 문학 배치
제3부 혁명과 쿠데타의 교차, 1960년대 문학의 존재
10장 1960년대 등단제도와 문학
1. 1960년대 문단과 등단제도
2. 신춘문예, 세 욕망의 경합 메커니즘
3. 잡지의 추천제와 신인문학상
4. 동인지 전성과 세대교체론
11장 1960년대 검열체제와 민간자율기구
1. 1960년대 검열의 중요 지점
2. 박정희체제의 언론정책과 민간자율기구
3. 윤리위원회의 실태와 자율심의 결과
4. 민간자율기구의 제도적 위상과 기능
5. 민간검열과 문학
12장 불온성, 대중교양 그리고 문학-1960년대 복간 『신동아』론
1. 동아일보사 『신동아』의 복간
2. 편집체제와 종합지의 새 모델
3. 매체전략과 대중교양
4. 『신동아』와 문학
13장 1960년대 권력과 지식인 그리고 학술의 공공성
1. 권력/지식인 관계의 다층성과 다면성
2. 지식인 현실참여의 배경과 지점
3. 학술적 파르티씨파숑의 특징과 공과 -평가교수단의 활동을 중심으로
4. 학술적 현실참여의 가능성
참고문헌
논문의 원문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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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이봉범
평택에서 나고 자랐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해방 후 검열, 매체, 전향, 번역, 등단, 법제, 문예조직과 이념 등의 문학제도사를 연구했고 이를 냉전과 결부시켜 한국냉전문화사 연구로 확장시켜왔다. 한국문학과 냉전의 관계망을 남로당계 문인(학)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문학사 연구로 접근하는 일과 「(탈)냉전기 검열의 사회문화사」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한국의 냉전문화사』, 『미국과 아시아: 1950년대 세계성의 심상지리』(공저), 『한국근대문학의 변경과 접촉지대』(공저), 『해금을 넘어서 복원과 공존으로』(공저), 『불온과 외설-1960년대 문학의 존재방식』, 『유신체제와 검열, 검열체제의 재편성과 민간자율기구의 존재방식』, 『1980년대 검열과 제도적 민주화』 등이 있다.
평택에서 나고 자랐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하고 있다. 해방 후 검열, 매체, 전향, 번역, 등단, 법제, 문예조직과 이념 등의 문학제도사를 연구했고 이를 냉전과 결부시켜 한국냉전문화사 연구로 확장시켜왔다. 한국문학과 냉전의 관계망을 남로당계 문인(학)을 중심으로 한 남북한문학사 연구로 접근하는 일과 「(탈)냉전기 검열의 사회문화사」 집필을 병행하고 있다. 주요 논저로는 『한국의 냉전문화사』, 『미국과 아시아: 1950년대 세계성의 심상지리』(공저), 『한국근대문학의 변경과 접촉지대』(공저), 『해금을 넘어서 복원과 공존으로』(공저), 『불온과 외설-1960년대 문학의 존재방식』, 『유신체제와 검열, 검열체제의 재편성과 민간자율기구의 존재방식』, 『1980년대 검열과 제도적 민주화』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