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한문 고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성찰과 고민, 전망을 담고 있는 문장을 선발하여
번역하고 평설을 단 진짜 보물 같은 옛글을 수록한 책
이 책은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한문학연구소가 기획한 첫 번째 교양총서로,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고전학 미래인재 교육연구팀」의 참여 교수와 한문학과 대학원생들이 한국의 한문 고전 가운데 뜻깊은 문장을 골라 번역하고 평설한 글을 엮은 것이다.
‘고문진보(古文眞寶)’는 ‘진짜 보물 같은 옛글’이라는 뜻이다. 간단히 이 고전에 관해 설명하자면, 이 책에는 중국 전국시대부터 송나라까지의 이름난 시문이 선별되어 수록되었으며, 초학자의 문장 학습을 위한 기초교재로 편찬되어 원나라와 명나라 시기에 널리 유행했다. 고려 후기 무렵 우리나라에 들어와 더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중국에서의 인기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말기까지 초학자의 필독서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그것은 『고문진보』에 담긴 온건한 유교적 가치관이 조선 사회와 잘 어울렸던 것이라 짐작된다.
고전이 시대를 초월하여 존중되는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새롭게 재발견되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고전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 서로의 사유와 감정을 공유하는 문화 자산이다. 과거의 문화 자산을 계승하여 현대의 문화 자산을 풍부하고 다채롭게 만드는 것이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이자 방법이다. 그런 점에서 ‘진짜 보물 같은 옛글’은 과거로부터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롭게 구성되어야 한다. 이 책이 “우리 시대의 고문진보”가 되기를 희망하는 까닭이 바로 이것이다.
『고문진보』가 유교적 가치관에 합당한 글을 주로 선발했다면, 이 책에 참여한 필자들은 한국의 한문 고전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성찰과 고민, 전망을 담고 있는 문장을 선발하여 번역하고 평설을 달았다. 또 『고문진보』가 글의 형식에 따른 분류법을 취했다면, 이 책은 주제별 구성을 취하였다.
Contents
서문
제1부 자아와 성찰
연암의 맹성
나는 누구인가
나는 술을 끊노라·
너무 급하지도 않게, 너무 신중하지도 않게
내 마음을 속이지 않는 법
진정한 나를 찾아
책으로만 책을 읽나?
18세기의 맛집 후기: 재방문 의사는 없습니다
사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다
독락(獨樂)에서 동락(同樂)으로
저 누에가 나보다 낫구나
억지로 되지 않는다
고향을 빼앗긴 이들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하라
하늘을 거울로 삼다
뉘우침은 나의 힘
나는 내 삶을 살련다
맛을 아는 자가 드물다
나는 감출 것이 없다
나무가 자라듯 덕도 자란다
요행을 바라랴
제2부 장소와 추억
한양
낭만을 소환하는 앨리웨이(Alleyway)-인왕산의 원림
파란만장한 경복궁 일대기
만인만색의 숨결이 스쳐온 종로, 종루 이야기
조선과 명나라 문화교류의 출발점, 태평관
부호들의 아지트, 한강의 정자들
청계천 준설, 그 아래 비춰진 민을 위한 근심
여성 시인들이 함께 꿈을 피웠던, 용산 삼호정
강원
경포대에 남겨질 추억의 시간
가없는 바닷가 물거품과 빛의 공간, 상이 머물다 간 낙산사 홍련·암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금강산
변하지 않는 것-허균과 애일당
안식의 장소로 삼고 싶은 청평사
영남
선현들의 자취가 서린 영남루, 그 휴식의 공간
후대 사람들이 만드는 학사대의 기억
도산서원, 조선의 학문이 꽃피다
흔들리지 않는 입암 앞에서
환난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온 범어사
아름답지만 상처투성이 촉석루
북한
굴러가는 정자, 사륜정
임진강의 흐르는 눈물
부벽루에서 만난 친구들
망국의 한을 생각하며, 금강산 마의태자성터
해외
이상한 나라의 제주 삼춘
화려했던 모스크바의 밤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곳, 무릉도원
천애지기(天涯知己)의 공간, 북경 유리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