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부지의 중용 읽기(독중용대전설)』는 주희의 주를 대주로 하고 주자학파의 설을 소주로 한 『중용장구대전』을 읽고 비판적으로 논평하면서 자신의 견해를 개진한 『중용』 주석서다. 왕부지가 주희의 설을 비판한 대목이 많기 때문에 얼핏 보면 주자의 설에 반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희의 설을 긍정하고 지지한 견해도 다수 발견된다. 따라서 왕부지는 주희 및 주자학파의 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시각에서 『독중용대전설』을 저술한 것인데, 그 내용에는 전인들이 발명하지 못한 점을 발명한 것이 다수 눈에 띈다. 그러므로 그의 『독중용대전설』은 주희의 『중용장구』를 비판적으로 계승하며 미비점을 보완한 해석서라고 보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독중용대전설』은 『중용』 해석사에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저술이다.
왕부지의 『독중용대전설』은 주희의 『중용장구』·『중용혹문』 이후 『중용』 해석의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종래로 주희의 주석만을 읽어왔기 때문에 주희의 설과 다른 설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주희의 설에 왕부지의 설을 겸하여 읽는다면 『중용』에 대한 이해가 한 걸음 더 깊어질 것이다.
조선 후기 경학자 성호(星湖) 이익(李瀷)은 ‘당대에 『중용』을 아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또 그의 문인 신후담(愼後聃)은 『중용』을 1만 번 이상 읽었다고 한다. 또 북송 초의 학자들은 공맹의 본지를 파악하기 위해 『주역』·『중용』·『맹자』를 즐겨 읽었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보면, 『맹자』는 인간을 중심에 두고서 심성을 말한 책이고, 『주역』은 우주 자연을 중심에 두고서 천리(天理)를 말한 책이고, 『중용』은 인간을 중심에 두고서 천인(天人)의 관계를 해명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 존재의 본원이 천리에 닿아 있는 점을 말할 경우 이해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책 『왕부지의 중용 읽기(독중용대전설)』은 이런 난해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