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선’ 개념은 상당히 긴 역사를 지닌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이래 고대 철학의 특성을 형성했고, 후기 아리스토텔레스, 스토아 학파와 에피쿠로스 학파의 체계 속에서 지배적이었다. 또한 이 개념은 철학의 역사 속에서 인간의 행복에 대한 물음을 설정했는데 특히 고대와 근대의 윤리학에서 이 인간 행복에 대한 물음이 중요시되었고, 이 물음은 무엇보다도 최고선 개념을 통해서 해소되었다.
최고선 개념은 아주 상이한 두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즉 자연 경향들의 총체인 행복 개념과 실천적 개념인 도덕성을 포함하고 있는데 칸트는 실천철학에서뿐만 아니라 자신의 전(全)철학에서 이론이성과 실천이성의 결합 또는 통일을 갈구한다. 칸트가 형이상학을 실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이성체계의 완성을 오로지 실천적 형이상학 속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했을 때, 순수이성 개념인 이념의 문제가 등장한다. 바로 여기에서 최고선의 이념은 단순한 이념으로 남아 있지 않고 칸트의 윤리학과 형이상학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칸트의 최고선 개념 내지 이론은 칸트 철학 내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고선 이론은 철학 체계의 완성과 이성의 완전성을 종결짓는 의미로 사용된다. 따라서 칸트 철학의 전체를 아우르고 철학이 목적한 바가 무엇인가를 제시해준다는 의미로 최고선 이론에 대한 독자적인 저술적 가치는 매우 크다.
국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최고선과 관련된 논의나 논문 등은 매우 많고, 칸트에 관련된 소개서나 전문서에도 언제나 최고선에 관한 이론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러나 단행본의 형식으로 단일 주제로 출간된 저술은 거의 없는 실정에서 저자의 연구력이 온축된 이 책은 근래 보기드문 역작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다.
Contents
제1부 전통의 최고선 개념과 칸트의 비판철학
제1장 전승된 최고선 개념
제1절 칸트의 눈에 비친 전승된 최고선 개념
제2절 전승된 최고선 개념에 대한 칸트의 비판
제2장 칸트 철학과 최고선
제1절 칸트 비판철학 내에서 최고선의 의미
제2절 칸트의 최고선 이론에 관한 연구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