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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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6/10
Pages/Weight/Size 130*224*20mm
ISBN 9791141600723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무엇이 무엇을 지나 무엇이 되는.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지나 아름다움을 넘어가고.”

‘나’라는 장소를 ‘나’로만 채우지 않기 위하여,
‘한 사람’ 이상일 때 발생하는 생명력 쪽으로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 작가 임승유 신작 시집


평범한 일상의 인물과 사건을 정제된 언어로 다루면서 그 사이를 틈입하는 찰나의 긴장감을 낯선 감각으로 선사해온 임승유 시인, 그의 네번째 시집 『생명력 전개』가 문학동네시인선 213번으로 출간되었다. 2011년 작품활동을 시작해 세 권의 시집을 펴내고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며 오롯한 시세계를 구축해온 그가 4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친척 집에 다녀와라”라는 가족의 말에 집을 나선 ‘여자아이’의 이야기로 시작한 첫 시집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에서 시인은, 금지되었기에 더욱 매혹적인 세계 속 흔들리는 화자를 그렸다. 이어 “미묘한 차이를 지닌 수많은 오늘을 발생시키는 행위”와 “여기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데도 여기에 없는 상태”(「뼈만 남았다」)에 대한 탐구가 인상적인 두번째 시집 『그 밖의 어떤 것』과 세계의 정형성에서 부러 벗어나 자발적으로 길을 잃고자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까지, 임승유의 화자는 시작/출발은 있으되 완성/도착은 없이, 외려 목적지 그 자체보다 그 사이의 온갖 샛길과 갈림길들을 탐구하는 데, 거기서 시작되는 관계들에 골몰하는 존재들이었다.

그 근간에는 ‘나’라는 1인칭 시적 화자가 시의 주도권을 잡는 것을 경계하는 태도가 있으리라. ‘나’라는 장소를 ‘나’로만 채워버리는 일에 대한 염려는 임승유 시가 안으로 파고드는 심상을 다루기보다 서사성을 띠게 했고, 신작 시집에서도 이런 인상적인 특장은 유감없이 발휘된다. ‘생명력 전개’라는 시집 제목에서 ‘생명력’은 “이야기에는 한 사람 이상이 등장한다. 나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한 사람이 되었다가 이야기에서 빠져나오는 한 사람이 되기를 반복했다”라는 ‘시인의 말’에서 유추할 수 있듯, 원래 있는 것, 생물학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관계를 통해 부여되고 만들어지는 긴장감과 가능성에 가깝다.

임승유의 시에서 중요한 것은 ‘나’가 보는 것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것도 포함된다. ‘나’가 어떤 위기에 봉착해 있는 순간 ‘나’의 눈에 불현듯 들어오는 소철나무가 있는 풍경이나 내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인지는, ‘나’의 세계를 이루는 것이 ‘나’의 서정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 음식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재료가 당연히 필요하듯, ‘나’에 대해 말하기 위해 ‘나’의 시선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시선 또한 존재한다는 것 역시 당연하다. 임승유가 전면화하는 일상의 낯선 감각이 이런 차원의 ‘당연한 것’을 앞세우고 있다고 상정할 때, 우리는 임승유의 시가 한 감정에 대해 말하기 위해 수많은 일상적-서사적 장치를 설정한 까닭을 헤아릴 수 있다. _선우은실, 해설에서
Contents
시인의 말

1부 그때 못 봤던 거 보러 가자

그녀는 거의 자기 집에 있는 것 같았다/ 소매가 긴 푸른 셔츠에 검정 바지/ 만두/ 그의 태도와 눈빛/ 한 사람이 두 사람을 끌어들여 이틀에 걸쳐/ 해낸 작업에 대한 보고서/ 여주/ 감자 양식/ 나오는 사람들/ 직접적인 경험/ 중요한 역할/ 들어올린 발꿈치의 우아함/ 충북대학교/ 제라늄의 도움을 받아

2부 이제 그만 와서 카레를 먹어

날씨/ 카레/ 단추를 목까지 채우고서/ 점심시간/ 이야기/ 밀어서 넘어트리기/ 작은 수건/ 음복/ 두 사람이/ 그 여자 얼굴/ 부끄러움/ 화양동

3부 모든 이가 이야기 밖으로 빠져나간 후에

모두 도망이라도 간 듯 조용하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정오/ 의자 위에 올라서서/ 세 사람/ 레몬/ 비 오는 날 물 끓이기/ 소설 읽고 나서 하는 청소/ 애니시다의 죽음/ 어둠을 밝히는 불빛/ 늙은 오이 속 파내기/ 설거지/ 상진 녹색 진실 바지

4부 다 같이 일어나 추는 춤처럼

내 마음속에 언제나/ 양육/ 다세대주택/ 두 개의 마음으로/ 주전자에서 물이 끓는 동안/ 여성 시 읽기 세미나 뒤풀이 자리에 찾아온/ 늙은 여자/ 야외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아 나눈 대화/ 스웨터/ 종묘/ 크고 작은 애들/ 감자 껍질 까기

해설| 식물의 시선, 낯섦의 형식_선우은실(문학평론가)
Author
임승유
2011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그 밖의 어떤 것』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가 있다.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2011년 『문학과사회』를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 『그 밖의 어떤 것』 『나는 겨울로 왔고 너는 여름에 있었다』가 있다. 김준성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