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호기심이 있어야 하고, 그 호기심이 몇 가지 혹은 수십 가지 가능한 설명으로 이어져야 하며 그 중 무엇이 진짜이고 실현 가능한지 밝히기 위한 실험에 매진할 수 있어야 하는 일,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예술과 과학이다. 고등학교에서부터 이과와 문과, 예체능 분야가 뚜렷하게 분리되고 심지어 배우는 학과목까지 나누어지는 우리나라에서는 과학자가 음악이나 미술을 하거나 이공계를 졸업한 사람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대부분이 ‘엉뚱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과학과 예술이 서로 무관하고 정반대되는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예술과 과학은 같은 뿌리에서 탄생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은 욕구, 주어진 대로 가만히 받아들이기보다 색다른 방법으로 바꿔보고 싶은 열망에서 출발한 과학과 예술은 서로에게 다른 곳에서는 얻지 못할 영감과 자극을 주기도 하고, 나란히 서서 함께 협력하기도 했다.
런던 과학박물관의 관장 이안 블래치포드 경과 수석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 틸리 블라이스 박사는 현대 사회가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하고 변화하기까지 이루어진 놀라운 혁신의 역사를 과학과 예술이라는 두 개의 렌즈를 동시에 놓고 분석한다. 예술은 과학이 남긴 훌륭한 유산을 더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왔으며, 과학은 예술가의 시각을 접목시킨 덕분에 남다른 발전이 가능했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예술 작품과 과학적 발견을 예시로 보여준다. 두 저자는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독창성이 어떻게 예술로 승화되었는지, 또, 역으로 창조적 행위가 과학 기술의 혁신을 어떻게 자극하였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예술가와 과학자는 각각의 문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함께 지탱하는 두 개의 큰 기둥이라는 흥미로운 사실이 컬러 사진과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풍성한 시각 자료와 함께 소개한다.
두 저자는 18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과학과 예술, 문화의 관계가 얼마나 포괄적으로, 극적으로 바뀌어 왔는지 짚어본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단계를 거쳐야 했고 그 시대에 과학과 예술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느냐에 따라 이러한 소통의 방식도 크게 달랐다. 예술가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목적을 위해 과학에 의존하게 될까? 과학자들은 예술을 새롭게 떠오른 아이디어나 연구 주제를 기꺼이 더 깊이 파헤쳐볼 만한 소재로 받아들였을까? 두 저자는 존 컨스터블이 그린 구름 그림, 기압의 변화를 처음으로 측정한 화학자, 사진술의 발명, 실제로 완성된 예술 작품과 실생활에서 활용된 기술 등 발명품이 처음 고안되고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하나의 결과물을 이룬 다양한 요소에 과학과 예술이 어떻게 제각기, 또는 한꺼번에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본다. 이 과정 속에서 시대나 장소, 환경과 상관없이 과학자들은 늘 예술가처럼 시각적인 사고에 의존했고 예술가들은 과학적인 생각에서 영감을 얻어 사물과 주변을 관찰하고 탐구했다는 재미있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책은 인간이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탐색해왔는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 담긴 책이다.
Contents
들어가는 말
Part 1. 낭만의 시대
CHAPTER 1. 과학적 숭고미-암흑으로부터 온 지식
CHAPTER 2. 스펙터클의 대가-슈롭셔Shropshire 제련소
CHAPTER 3. 과학을 풍자하다-길레이Gillray와 웃음 가스
CHAPTER 4. 공기를 관찰하다-컨스터블의 구름
CHAPTER 5. 진보를 추적하다-증기기관 시대의 터너
CHAPTER 6. 종이 위의 식물-식물학의 미술
Part 2. 열정의 시대
CHAPTER 7. 달에 닿다-사진술의 진실
CHAPTER 8. 전시를 위한 염색-다양성과 활력
CHAPTER 9. 시간의 포착-시각 vs. 현실주의
CHAPTER 10. 속도를 찬미하다-모빌리티와 모더니티
CHAPTER 11. 합리성을 거부하다-항의의 수단으로서의 예술
CHAPTER 12. 산업 기계 속의 인간-솔포드Salford의 굴뚝
CHAPTER 13. 지식의 형태-뮤즈로서의 수학 모형
Part 3. 모호성의 시대
CHAPTER 14. 초음속-가능성 모색의 기술
CHAPTER 15. 원자에서 뽑은 패턴-미래를 디자인하다
CHAPTER 16. 경이로운 재료-일상을 바꾸다
CHAPTER 17. 폴라로이드적 인식-순간을 잡아내다
CHAPTER 18. 지구를 보호하다-스크린 속 정치적 염세주의
CHAPTER 19. 생각의 패턴-인공지능과 알고리즘
CHAPTER 20. 물질을 상상하다-미지의 세계 가장자리에서
감사의 말
참고 문헌
Author
이안 블래치포드,틸리 블라이스,안현주
이안 블래치포드 경은 런던 과학박물관 관장이며 영국 과학박물관 그룹Science Museum Group의 회장이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맨스필드 칼리지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런던 대학교에서 르네상스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국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재정 부국장으로 역임했고, 이후 왕립예술원 이사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에 합류했고, 2004년에는 부관장을 역임했다. 그는 유물과 역사에 대한 연구와 지식의 장려와 발전을 돕는 학회인 런던 골동품학회Society of Antiquaries의 회원이자 과학, 예술, 문화 등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허락된 애서니움 클럽Athenaeum Club의 회원이다. 2015년에는 러시아로부터 푸시킨 메달을 수여받았고, 2017년, 국립박물관장위원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2019년에 문화 교육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다.
이안 블래치포드 경은 런던 과학박물관 관장이며 영국 과학박물관 그룹Science Museum Group의 회장이다. 그는 옥스퍼드 대학교 맨스필드 칼리지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런던 대학교에서 르네상스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국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재정 부국장으로 역임했고, 이후 왕립예술원 이사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에 합류했고, 2004년에는 부관장을 역임했다. 그는 유물과 역사에 대한 연구와 지식의 장려와 발전을 돕는 학회인 런던 골동품학회Society of Antiquaries의 회원이자 과학, 예술, 문화 등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룬 사람들에게 허락된 애서니움 클럽Athenaeum Club의 회원이다. 2015년에는 러시아로부터 푸시킨 메달을 수여받았고, 2017년, 국립박물관장위원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2019년에 문화 교육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Knight Bachelor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