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째로 『문학사의 섶자락』이 간행되었습니다. 세부 전공으로 택할 수 있는 지적(知的) 빈터가 발견되지 않던 중에 발견해낸 것이 시의 역사 쓰기였습니다. 나만이 맛본 연구자의 애환도 수없이 거듭되었기에 여기에 담아본 몇 편의 글은 그 갈피에서 겪은 일들을 제재로 삼은 것들입니다. 문학의 역사에서 몸통이 되는 것은 시나 소설, 희곡 등 작품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 작가들에 부수된 정보, 자료는 문학사의 참고사항이며 옷자락이다. 돌이켜보며 올해로 내가 한국 현대문학 연구를 지망하고 나선 것이 햇수로 꼬박 예순 해에 이른다. 본래 나는 천성이 명민한 편이 못되며 또한 일을 처리하는데 민첩하지도 못하다. 그런 터수로 민족문학의 대동맥에 해당되는 우리 시의 역사 쓰기를 꾀하다가 보니 그 사이에는 적지 않은 시행착오 현상이 나타났다. 나만이 맛본 연구자의 애환도 수없이 거듭되었다. 여기에 담아본 몇 편의 글들은 그 갈피에서 겪은 일들을 제재로 삼은 것들이다. 제1부의 네 편들은 최근 10년 동안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그 어조가 논설조로 되어 있으나 내용은 그보다 더 통속적이다. 애초부터 본격담론으로서가 아니라 시골 사랑방의 한담 정도로 생각하고 쓴 것이니 심심 파적거리로 읽어도 무방한 것들이다. 제2부의 일곱 편은 그대로 서사여적(書舍餘滴)에 속할 것들이다. 이 몇 해 동안 나는 대학의 동창들이 모여서 내는 수필동호인 모임에 관계해왔다. 또한 육당(六堂)과 춘원(春園) 등 작고 문인들의 연구모임에도 참여하여 빈자리가 생기면 내 나름의 생각을 피력하고, 질의 토론에도 참여한 바 있다. 여기에 담긴 글들은 그 갈피를 메우기 위해 작성된 것들이다. 제3부에 실린 글들 역시 그 작성 동기는 2부의 경우와 거의 같다. 양자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이 장에서 나는 앞서 두개 장과 달리 화제의 초점을 춘원 이광수 쪽으로 한정하였다(마지막의 글은 예외). 따라서 이 부분 역시 대수로운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Contents
머리말
제1부 창조와 전략
식민지 체제하 한국시의 민족적 저항
- 김소월(金素月)과 이육사(李陸史)를 중심으로
1. 약간의 전제
2. 김소월의 경우
3. 이육사의 경우
창조와 전략 - 시조 창작을 위한 몇 가지 문제
1. 문학사의 위상
2. 시조의 양식적 특성
3. 내면의 깊이와 기법의 문제
4. 엇시조, 사설시조, 연시조(連時調)의 문제
전기 연구의 논리와 실제 『춘원의 광복론, 독립신문』에 대하여
- 김원모, 『영마루의 구름-춘원(春園) 이광수의 민족보존론(民族保存論)』과 『춘원의 광복론, 독립신문』에 대하여
1. 주목되는 전기 연구
2. 춘원과 ‘송아지’ 혼동
3. 민족의식의 좌표설정 문제, 2·8선언과 일제말의 굴절
4. 『백범일지(白凡逸志)』는 춘원 원작인가
근대시 형성기의 춘원(春園) 이광수(李光洙)
1. 들머리의 말
2. 신체시의 양식적 특성과 이광수
3. 이광수의 초기 작품-「옥중호걸(獄中豪傑)」, 「곰」, 「우리 영웅(英雄)」
4. 점진주의자의 시. 상해체험 이후의 작품세계
5. 저항자의 귀국과 미완(未完)으로 끝난 민족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