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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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9/08/01
Pages/Weight/Size 128*188*20mm
ISBN 9791127279301
Categories 에세이
Description
종이를 찢습니다. 나의 짧았던 인생을 회상합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습니다. 사랑했던 이들의 얼굴을 기억해냅니다. 이제 펜을 듭니다. 듣고 싶었던, 그리고 하고 싶었던 심심한 위로를 적어봅니다. 하지만 이내 한숨을 쉽니다. 내가 죽으려는 이유가 떠올라 마음이 조각났습니다. 이제 글을 씁니다. 나의 마지막 기억과 많은 이들을 추억합니다.

유음(遺音), 이라 불리기에는 너무 자잘한 말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전하지 못한 문장들을 입으로 뭉개어 삼켜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속은 꽉 찼고, 입은 짓물렀습니다. 그래서 이제라도, 이제야 겨우, 속을 가득 채운 말들을 쏟아내고자 합니다.

제 삶은 퍽이나 유쾌했습니다. 검고 또 축축했지요. 이런 낙후된 삶은 한 송이의 장미와 촛불, 그리고 여러분들 덕에 밝고 포근해졌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느꼈죠. 비록 짧은 설렘과 비루한 현실, 그리고 기다란 아픔뿐이었지만,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그렇게 고달픈 인생이었기에, 모든 아픔은 저 혼자만의 것으로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온 마음을 다해 내 사람들을 껴안았습니다. 현실은 너무 날카롭고, 또 위험하니까요. 마지막으로 결코 전하지 못했을 진심을 전하며 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부디 행복하세요.
Contents
내지 편집 도움 민윤지
차례

작가의 말
유음

주마등, 종이를 찢다

흑백 하루 12
나의 하루 14
오늘과 내일 15
어른 아이 16
조화(造花) 17
불, 꽃 18
어느 날 19
마주할 용기 20
작고 소박한 위로 21
시인(詩人) 22

주마등, 기억을 더듬다

그럼에도 저는 오늘도 24
기대다 25
홍조 26
용기 낼 용기 27
개기일식 28
고백 29
영원히 30
달력 2 31
봄 산책 32
마음 33
절연(絶緣) 34
재회의 바람 35
소나기 36
기다리다 37
지구 일주(一周) 38
나무 39
한 아름의 부탁 41
떨어지는 별똥별 무리를 바라보며 42
꿈에서 만난 낯선 이 43
잊을 수 없는, 잊으면 안 되는 44
무의식 45
주점 46
술 47
주정 48
미련 2 49
미련 3 50
사별(死別) 51
새(鳥) 53
환청 54

주마등, 펜을 들다

신사 56
자, 살자 58
스스로 그어버림 59
무심코 그어버림 60
달바라기 61
성행(星行) 62
고적운(高積雲) 63
별자리 64
천둥 66
홀로 피고 지는 야생화 67
바스락거림 69
고래여행 70
배낭여행 71
심해여행 72
찢어진 꽃 한 송이 73
수화(水花) 74
교실 75
걸상 76
버스정류장 77
꿈 78
소망 79
고통, 분노, 그리고 슬픔 80
하나 81
일시정지 82
혼자 83
한숨 한 줌 84
포옹의 날 85
응원사 86

주마등, 한숨을 쉬다

부메랑 88
다르니까 89
벌레 90
역행하는 계절의 중심 91
잿빛 거리 92
감기 93
황금빛 들판 속 고독 94
푸르고 어두운 들판 95
질투 96
오르골의 노랫말 97
대한민국(大恨民國) 98
풍문(風聞) 99
나라[國] 100
소화 101
파경(破鏡) 103
기도 104
첨탑의 종이 울린다면 105
거래(去來) 106

주마등, 글을 쓰다

우리의 미래는 밝다 108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109
밝고 환한 빛으로 들꽃처럼 환히 웃는 너 110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111
어린 사막여우 112
비상 114
우도(友島) 115
Author
하현태
인간은 태어났기에 살아가고, 살아가기에 죽는다. 이 글을 쓰는 나, 그리고 읽는 당신 또한 언젠가 생을 마감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1999년 12월 14일. 나는 그날에 태어났고, 언제인가 죽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수 만 가지의 죽음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즉, 이 책은 죽음과 함께 떠올랐던 생각들을 정리한, 일종의 유언장인 셈이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너무나 소중해서 죽어서도 잊지 못할, 그런 행운들을 말이다. 나는 그들의 아픔까지 모두 짊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신은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나의 등허리는 굽었고, 사지(四肢)는 온전치 못하다. 그렇기에 매일 죽음을 상상했고, 그럴 때마다 나의 한심함을 직시하였다. 혹여 나의 죽음으로 누군가가 아파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기에, 나는 나에게 한 줄기 조소(嘲笑)를 띄우며 잠에 들 뿐이었다. 깊지도, 저 가까운 곳에서 끝이 보이는, 그런 평범한 수면(睡眠)에.

1999년 12월 14일. 나는 그 날에 태어났고, 언제인가 죽을 것이다. 그것이 자의(自意)일지, 타의(他意)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의 마지막 호흡이 끝나기 전에, 나의 작디작은 전부를 주고자 한다.
인간은 태어났기에 살아가고, 살아가기에 죽는다. 이 글을 쓰는 나, 그리고 읽는 당신 또한 언젠가 생을 마감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이냐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1999년 12월 14일. 나는 그날에 태어났고, 언제인가 죽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수 만 가지의 죽음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즉, 이 책은 죽음과 함께 떠올랐던 생각들을 정리한, 일종의 유언장인 셈이다.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너무나 소중해서 죽어서도 잊지 못할, 그런 행운들을 말이다. 나는 그들의 아픔까지 모두 짊어지고 싶었다. 하지만 신은 나에게 여유를 주지 않았다. 나의 등허리는 굽었고, 사지(四肢)는 온전치 못하다. 그렇기에 매일 죽음을 상상했고, 그럴 때마다 나의 한심함을 직시하였다. 혹여 나의 죽음으로 누군가가 아파하지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에 휩싸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를 발견했기에, 나는 나에게 한 줄기 조소(嘲笑)를 띄우며 잠에 들 뿐이었다. 깊지도, 저 가까운 곳에서 끝이 보이는, 그런 평범한 수면(睡眠)에.

1999년 12월 14일. 나는 그 날에 태어났고, 언제인가 죽을 것이다. 그것이 자의(自意)일지, 타의(他意)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기에, 나의 마지막 호흡이 끝나기 전에, 나의 작디작은 전부를 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