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열정을 가지고 꿈을 좇아도,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딱히 나쁜 일은 없는데도 가끔은 외로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쩌면 많은 시간. 이 책의 많은 시들은 외로움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평생 마주해야 할 외로움을 앞에 두고, 한때는 맹렬히 싸워보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외로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더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힘겹게 이어지는 매일 매일에 달이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 지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길 위에서 달은 언제나 저를 비춰주고 위로해주는 존재였습니다. 또 어쩌면 외로운 존재이기도 하겠지요. 하지만 한편으로 달은 그저 달일 뿐입니다. 이를 위로라고 여기고 싶은 것도 제 마음일 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시를 씁니다. 이 마음이 마찬가지로 외로운 사람들에게 닿기를 원합니다. 어려운 마음들, 많은 사정들을 제가 어떻게 헤아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제 어둠을 낱낱이 기록하며 이를 통해 또 다른 어둠을 비추어내길, 울음을 토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당신과 마찬가지로 외로운 사람이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이 어떤 위로가 되기를 감히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과 같은 누군가가 있음을, 당신을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음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Contents
프롤로그 _8
길과 _12
여로 / 生?날생? / 공감각 / 새가 있었다 / 문득 / 시공간 / 시간 / 미완
길 위에 _28
길 / 침묵 / 시 / 한 해 / 설움 혹은 서글피 움 / 두억시니 / 밤의 이유 / 무덤 / 울음 / 독방 / 지하철에서 / 플랫폼에서 / 슬픔에 관하여 / 여든 여드레의 밤 / 세월
달은 떠오르고 _48 달은 / 떠오르고 / 달무리 / 달과 달과 달과 달과 달 / 낮달 / 반달 / 폐허 / 기억 / 위로 / 목련 / 미소 / 달 밤 / 달의 이룸 / 여향 / 달의 여로 / 달
나는 네게 시를 보낸다. _70
소식 / 벚꽃 / 고백 / 이해 / 지하철 차창에 기대어 / 꽃을 위하여 / 별 헤는 밤 / 동백을 위하여 / 그대는 아는지 / 경계의 경계 / 길의 길 / 꿈 / 일상 / 그대에게 / 기도 에필로그 _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