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의 가치를 뛰어넘는 가르침,
선불교의 정수 《직지》
-선불교는 더 이상 풀지 못할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우리는 직지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인쇄문화유산으로서의 《직지》의 가치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옛 선사들의 언행에서 풍기는 향기를 오늘날 직접 맡을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남긴 선어를 읽으면서 간접적으로 선의 향기를 느끼며 불법을 바르게 따르고자 할 뿐이다. 이를 위해 백운 화상이 부처님과 역대 조사, 선사들의 게송과 선문답 등을 모아 엮은 것이 바로 귀중한 《직지》이다.
그간 《직지》는 번역서 몇 권과 선을 공부하는 이들을 위한 전문 강설 교재만이 나와 있어 일반인들이 다가가기엔 큰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한 선불교의 교과서라고 일컬어지는 만큼, 선불교적 입장에서 해석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선문답하다’라는 말의 뉘앙스에서도 느껴지는 것처럼 ‘선’은 상식을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시우 박사의 《직지, 길을 가리키다》는 《직지》를 연기론적으로 풀어낸 점이 흥미롭다. 접근 불가능한 영역으로 여겨지던 선을 논리적으로 접근하여 부처님 가르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여 현대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지, 연기론적인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직지》에 다가갈 수 있다. 또한 여러 부처님과 역대 조사들의 가르침이 우리의 상식 밖의 별천지의 세계에서 온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직지》 원문 번역문과 각 선어에 대한 이시우 박사의 단상(斷想)들은 책 속에 갇힌 가르침이 아니라 지금도 생생하게 살아서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들에게 갈 길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