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탐식가들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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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1/11/29
Pages/Weight/Size 182*280*30mm
ISBN 9788998439989
Categories 역사
Description
탐식이란 음식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지나친 몰두를 뜻한다. 중세 기독교에서는 탐식을 '일곱 가지 대죄' 가운데 두 번째 죄악으로 꼽았고, 조선 시대에서도 탐식은 부모로부터 받은 몸을 망가뜨려 불효를 하게 된다거나 집안 살림을 거덜 내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으로 경계의 대상이 되었다. 또한 사대부 중심의 계급질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왕은 12첩 반상, 공경대부는 9첩 반상, 양반은 7첩 반상, 중인 이하는 5첩·3첩 반상을 차려먹도록 강제했다.

그러나 금기일 수록 더욱 유혹적인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찬가지, 성리학의 이데올로기가 밥상까지 장악한 조선에서도 규율을 비집고 맛을 탐한 이들도 분명히 있었다. 『조선의 탐식가들』은 이덕무의 '소박한 밥상론'으로 시작하지만, 그 소박한 밥상론을 배신하고 온갖 핑계로 맛을 탐한 조선의 탐식가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이 책에서 살펴보는 조선의 탐식가는 그 종류도 다양한데, 먼저 권력과 부의 맛을 밥상에서 느끼려 한 이들로 개고기 탐식가 김안로와 식전방장(사방 열 자 가량의 상에 차린 진수성찬)의 윤원형 등이 있다. 이들의 탐식은 권력을 잃고 나서는 정적으로부터 공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또, 진귀하고 맛난 음식을 찾아 먹고 기록한 이른바 '맛집 탐방형'의 대표적 인물로는 우심적, 두부, 순채 등에 대해 수많은 시를 써서 남긴 조선 초기 문신 서거정과 조선 최초의 음식 비평서인 「도문대작」을 남긴 허균을 들 수 있다.

한편 탐식의 정반대편에 선 사람들도 소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천주교도로 몰려 긴 귀양살이를 하는 동안에 직접 채소를 가꾸고 밥을 상추로 싸 크기를 부풀려 먹으며 포만감을 느끼려 했다. 평소에도 소박한 식습관을 가진 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 조선이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음식 사치와 주책없이 많이 먹는 것에서 찾았던 이익도 콩을 주식으로 한 소박한 식단을 몸소 실천한 이른바 '악식가'(맛없고 거친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였다.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맛집'과 파워 블로거의 포스팅을 따라 색다른 맛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욕구가 넘쳐나는 오늘날, 우리는 먹을 것이 넘쳐 나는 축복 속에서 탐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 분별해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옛 사람들의 탐식, 혹은 미식을 그린 이 책에서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며 먹는 것" 보다 "음식에 담긴 삶을 맛보는 것"의 미덕을 발견한다면 탐식의 해악을 피해 멋스럽게 먹는 미식가의 길을 갈 수 있지 않을까.
Contents
추천사
맛깔스런 글의 성찬으로 차린 조선 시대 맛의 식탁 / 안대회

서문
성리학으로 차린 조선의 밥상
사대부, 어금니를 벌려 고기를 뜯다
이덕무의 ‘소박한 밥상’론 : 참다운 미식가는 절제할 줄 안다
조선 왕들의 식치 퍼포먼스
탐식가도 가지가지, 이유도 가지가지

1장
우심적, 존경하는 선비에게 바치는 음식
우심은 왕희지에게 대접함이 좋으리
천하 명소 팔백리박의 심장을 구워 먹은 왕제
헛된 칭찬은 우심을 욕되게 했네, 서거정
소 염통 구워 먹는 게 부추밭 가꿈보다 낫다, 정약용
‘왕희지의 당일적을 받았으니’, 권근
우심적을 천하제일의 요리로 꼽은 김문
부친 상중에 우심적을 먹은 채수

2장
우금령, 탐식가들의 입을 봉쇄하라
1668년 청계천 장통교 살인사건
육식 열풍, 조선을 강타하다
우금령은 잘 지켜졌을까?
단군 이래 최악의 우역이 전국을 삼키다
조선 사람들의 유별난 소고기 사랑

3장
난로회, 양반들의 소고기 탐식 풍속
음력 시월 초하루는 고기 먹는 날
규장각 신하들과 난로회를 즐겼던 정조
소고기, 어떻게 요리해 먹었을까?
양반들 입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든 열구자탕
조선에서 으뜸가는 소고기 탐식가, 김계우 부부

4장
가장, 사대부 양반들의 개고기 사랑
가장을 먹다가 요리사를 죽인 강원 감사
혜경궁 홍씨 생일상에 오른 ‘개고기찜’
개고기는 피를 씻으면 냄새가 난다?
박제가가 정약용에게 가르쳐 준 개고기 삶는 법
연경에 간 심상규가 개장국을 즐긴 일
김안로의 개고기 식탐
여덟 가지 개 요리를 남긴 중인 실학자 이규경

5장
두부, 다섯 가지 미덕을 갖춘 식품
중국인 열 중 아홉은 두부당?
목은 이색에서 소설가 최서해까지, 두부 500년사
명 황제도 감탄한 조선의 두부 맛
두부가 가진 다섯 가지 미덕
연포회, 양반들이 절간으로 달려간 까닭
양반들 등쌀에 중 노릇도 못할 판
실학자 성호 이익의 지극한 콩 사랑
추사 김정희가 꼽은 최고의 음식은?

6장
순챗국과 농어회, 사대부들이 동경했던 귀거래의 아이콘
사대부들에게 귀감이 된 ‘장한의 흥취’
가장 맛 좋은 순채는 ‘천리 순갱’
서거정은 순채의 시인
조선의 순채 요리는 왜 사라졌을까?
조선 선비의 농어회 먹는 법, 금제작회
다산, 송강 농어의 정체를 밝혀 내다
장한처럼 지금 곧장 오나라로 저어 갈거나

7장
허균, 조선 최초의 음식 칼럼니스트
나는 평생 먹을 것만 탐한 사람
허균이 탐식형 인간이 된 내력
허균은 천지간의 한 괴물입니다
도문대작, 조선 최초의 음식 품평서
한 고을을 얻어서 입에 풀칠이라도 한다면
유배지를 선택할 때도 방어와 준치 타령
허균은 과연 혁명을 꿈꾸었을까?

8장
정약용, 쌈으로 입을 속이며 채소밭을 가꾸다
내 좋아하는 건 오직 채소밭 가꾸는 것
나는 청빈으로 부호 귀족과 맞선다오
술의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다
다산의 소박한 밥상 : 두부·부추·토란·상추·쑥갓·겨자·명아주·비름나물
다산이 18년 귀양살이를 견딘 비결은 차

9장
승기악탕, 조선 사람들을 사로잡은 일본의 맛
조선 승기악탕의 정체 : 닭찜인가, 도미면인가?
조선 속의 작은 일본, 왜관이 생긴 내력
왜관의 승기악탕, 그것의 정체는?
스기야키를 맛본 조선 사람들의 반응

10장
조선을 찜 쪄 먹은 희대의 탐식가들
식전방장, 부호들의 호화로운 밥상
식전방장에 팔진미를 먹었다는 윤원형
조선 시대 탐식가들의 위시리스트
‘동방의 갑부’ 정사룡
주먹 하나로 부와 권력을 거머쥔 박원종
홍길동은 희대의 도적, 그의 형 홍일동은 대식가
다산의 9대조 정응두는 소문난 대식가
탐식을 빌미로 정적을 공격하다
금주령도 마셔 버린 술고래, 홍윤성
필탁의 주흥 : 오른손에는 술잔, 왼손에는 게 집게발

후기
탐식은 현대사회에 가장 흔한 범죄

인명 색인

참고도서
논문 목록
Author
김정호
충남 청양의 작은 광산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살았다.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왔는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학여행을 놓친 일이다. 새 학교는 이미 1학년 때 다녀왔던 것. 그래서 학창시절의 가운데 토막이라 할 수학여행이 내 사진첩에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대학에서는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취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 학문이었지만, 덕분에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작가로서 글을 쓰는 데는 자양분이 되었다.

첫 책은 『신세대 : 네 멋대로 해라』(1993)였다. 문화창작집단 ‘미메시스’에서 동인들과 함께 썼다. 그 뒤로 출판 기획, 논술 교재 집필을 하면서 창작에 매달려 가까스로 동화 『양수리의 봄』을 출간하였다. 『현철이의 꽝복권』, 『도깨비네 상상 보따리 1~10』, 『꼬마 농부 부섭이』, 『고집쟁이 미생』 외에 몇몇 동화를 썼고, 역사 교양서로 『조선의 왕세자 교육』, 『조선의 왕세자는 어린 시절 어떻게 살았을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처음 한국사 1, 2』(2011) 따위를 썼다. 음식은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관심을 술까지 넓혀서, 막걸리를 집에서 담가 마시려고 이화곡(쌀누룩) 띄우기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간의 탐식의 대가로 내 몸의 나이테는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
충남 청양의 작은 광산촌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 살았다. 2학년 때 서울로 전학 왔는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학여행을 놓친 일이다. 새 학교는 이미 1학년 때 다녀왔던 것. 그래서 학창시절의 가운데 토막이라 할 수학여행이 내 사진첩에는 공백으로 남아 있다. 대학에서는 종교철학을 공부했다. 취직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 학문이었지만, 덕분에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고, 작가로서 글을 쓰는 데는 자양분이 되었다.

첫 책은 『신세대 : 네 멋대로 해라』(1993)였다. 문화창작집단 ‘미메시스’에서 동인들과 함께 썼다. 그 뒤로 출판 기획, 논술 교재 집필을 하면서 창작에 매달려 가까스로 동화 『양수리의 봄』을 출간하였다. 『현철이의 꽝복권』, 『도깨비네 상상 보따리 1~10』, 『꼬마 농부 부섭이』, 『고집쟁이 미생』 외에 몇몇 동화를 썼고, 역사 교양서로 『조선의 왕세자 교육』, 『조선의 왕세자는 어린 시절 어떻게 살았을까?』. 『초등 저학년을 위한 처음 한국사 1, 2』(2011) 따위를 썼다. 음식은 먹는 것도 좋아하고,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요즘에는 관심을 술까지 넓혀서, 막걸리를 집에서 담가 마시려고 이화곡(쌀누룩) 띄우기에 매달리고 있는데, 그간의 탐식의 대가로 내 몸의 나이테는 점점 두꺼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