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통기(智通記)』라고 불리는 『추동기(錐洞記)』는 진정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의상이 추동에서 행한 『화엄경』 강의를 제자 지통이 정리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이 책은 문장이 잘 다듬어지지 않았고, 신라의 방언이 섞여 있기도 했다. 고려의 의천(義天)이 “당시 이 책을 엮은이가 문체에 익숙하지 못해서 문장이 촌스럽고, 방언이 섞여 있어서 장래에 군자가 마땅히 윤색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추동기』는 고려 후기까지 전하고 있었지만 그 이후의 유통 기록은 없다. 다만 균여(均如)의 저서와 『법계도기총수록(法界圖記叢髓錄)』에 『추동기』가 15회 정도 인용되어 그 단편적인 일문(逸文)이 전할 뿐이었다. 『화엄경문답』이 의상의 강의록이라는 사실의 확인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지엄(智儼)과 의상의 화엄사상을 밝히는 데 이 책은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이 책이 법장의 저술이 아니라는 사실의 확인함으로서 법장 화엄사상의 정확한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