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외형과 색깔, 무늬만으로 구별하기 어려운 종이 많다. 같은 종이더라도 색채와 무늬의 변이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을 정확히 구별하려면 형질이 뚜렷한 부위를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이 책은 한국산 거미 411종을 수록했으며, 종 구별의 핵심 포인트가 되는 부위를 현미경으로 확대 촬영해 세밀한 동정(同定)이 가능하게 했다. 또한 분류체계와 학명에 최신 경향을 적용했으며, 각 종의 이명(異名)을 정리해 학명 변천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작업이 가능했던 것은 한평생 거미 연구에 헌신한 남궁준 선생이 11만 2,000여 점의 표본과 3,700여 점의 유품을 유산으로 남겼고, 그중 7만 7,000여 점의 표본과 논문, 저서 등을 국립중앙과학관 수장고에서 꺼내어 다시 빛을 보도록 재구성한 연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