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깊어질수록, 믿음이 커갈수록,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서로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등의 표현을 통해, 우리 주변에 평이하면서도 꼭 하고픈 말들을 배치해 놓고 있다. 출발은 서술이지만, 이를 이어받은 것들은 대부분 이미지로 처리하고 있다. 가슴이 향기로 채워지고, 마음이 무한히 느끼고, 몸속에 행복이 쌓여 가고, 눈망울 속에는 아름다움이 보인다. 이 시가 보여 주고 있는 시적 흐름이 박봉은 시인의 시 기법이기도 하다. 평이한 일상에서 소재를 택하고 이를 서술로 출발시켜 놓고, 대구를 이루며 마무리는 이미지로 처리하는 표현 기법, 얼른 보아 시가 아닌 듯하면서도 시의 맛을 갖게 하는 기법이다. 현대인들이 시를 어렵게 여겨 읽기를 피하기 쉬운데, 그런 면에서 박봉은 시인의 시들은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가 가슴을 열게 한 뒤 잽싸게 파고들어가 이미지를 심어 놓는다. 그래서 그의 시들을 독자들이 한결같이 좋아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