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계간 『현대시문학』(여름호)에 평론가로, 2005년 계간 『시작』(겨울호)으로 시인이 되어 이미 두 권의 시집을 낸 바 있는 김남호 시인이 평론가로 등단한 후 10여 년 동안 각종 문예지에 발표했던 계간 평과 리뷰, 서평과 시집 해설 등을 한 곳에 모아 엮은 평론집 『불통으로 소통하기』를 펴냈다.
요즘 시대의 화두는 ‘소통’이다. 정치 분야든, 경제 분야든, 사회 분야든 마치 소통이 선이고 불통은 악인 것처럼 여긴다. 하지만 문학 판에 들어서면 달라진다. 시는 불통의 장르라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불통으로 소통하는 장르인 것이다. 시에서는 소통은 악이고 불통이 선일 때가 많다. 물론 이때의 소통이란 ‘의미의 투명성’(명료함)을, 불통이란 ‘의미의 불투명성’(모호함)을 말한다.
『불통으로 소통하기』는 크게 4부로 나누었다. 1부는 김남호 평론가이자 시인의 시론이나 주장이 강하게 드러난 글들로, 2부는 텍스트가 된 시인의 시론이나 개성이 강하게 드러난 시들을 다룬 글들로, 3부는 하나의 주제나 관점으로 꿰어서 읽은 글들로, 4부는 필자와 가까운 시인들의 시집 서평이나 해설로 각각 구분했다.
Contents
제1부 불통으로 소통하기
시(詩) 그리고 시적(詩的)인 것
오빠 시는 오빠 스타일이야
눈물고래를 키우는 법
불통으로 소통하기
‘가짜 시’와 ‘진짜 시’
시, 그 첫 줄의 매혹
불친절한 복희씨를 위하여
‘죽음’은 힘이 세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2부 태도가 시가 되었을 때
혀 달린 비데의 시
[보유] 無償의, 無常의, 無想의, 無上의 놀이
태도가 시가 되었을 때
초대에 응하지 않거나 응할 수 없거나
색깔의 이념과 이념의 색깔
저녁나무에 기대어 부르는 붉은 노래
울음의 시학과 웃음의 시학
모순과 망상으로 빚어낸 교전의 언어
관념의 시와 몸의 시
세속과 선경 사이로 난 빗살무늬의 길
제3부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봄을 바라보는 몇 가지 시선
그러므로, 정일근의 시는 힘이 세다
횃불로 출렁이는 마르지 않는 강물
오빠뎐(傳)
낯선 별밭 속을 걸어가는 천사 거미
뿌리 뽑힌 나무로 맞서는 식물성의 저항
아포리즘으로 읽는 이형기
제4부 통증과 동행하기 혹은 그리워하기
통증과 동행하기 혹은 그리워하기
풍경의 달인을 만나다
먹장구름으로 세계를 번역하다
푸른 완장에 아로새긴 산무애뱀의 노래
관념의 뿔을 베어버린 사제(司祭)의 언어
진혼과 해독을 위한 사무치는 반성문
기억 속의 순한 시간들로 빚어낸 식물성의 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