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주택가에 작은 홍차가게가 문을 연다. 가게의 주인은 미스터리한 과거를 지닌 홍마담. 늘 따뜻한 온기와 향긋한 냄새가 가득한 이 가게에서 그녀는 찾아오는 이의 기분을 척척 알아내고 딱 알맞은 홍차를 권한다. 직접 따뜻한 마들렌과 스콘을 굽고, 가끔은 베스파를 타고 동네 미용실로 홍차 배달도 다닌다. 소유, 미우, 아란. 세 사람도 홍차가게에서 만났다. 나이도 하는 일도 다른 세 여자는 우연히 찾아든 홍차가게에서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천천히 친해진다. 20대 호텔리어인 소유는 남보다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30대 프리랜서 영상 번역가인 미우는 언제쯤 부모로부터 독립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중2 딸을 둔 주부 아란은 경단녀가 된 자신의 처지에 우울해하면서도 새로운 일을 모색한다. 이들은 홍마담을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그녀가 권해주는 다양한 홍차를 맛보며, 삶의 위로가 되는 작은 쉼표를 찍는다.
이들의 속 깊은 이야기는 홍차에 담긴 사연과 어우러지며, 따뜻한 인생의 풍경화를 그려간다. 이 만화에 등장하는 홍차는 완벽하게 실재하는 홍차는 아니다. 이를테면 벚꽃동산, 가든파티, 인디아 송 등은 각각 안톤 체호프와 캐서린 맨스필드의 작품, 그리고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영화에서 가져온 이름들이다. 주부 아란이 왠지 모를 외로움을 느낄 때 골든링을 만들며 금빛으로 출렁이는 아쌈은 일상의 작은 위로를 선사하고, 똑 부러지게 재능 기부를 거절하지 못한 미우는 캔디 다원을 일군 제임스 테일러의 이야기에 용기를 얻는다. 홍차가게의 마스코트, 고양이 룰루도 큰 역할을 한다. 알고 보니 룰루의 조상이 그레이 백작의 고양이였던 것! 작은 홍차가게에서 각자 홍차를 마시다가 결국 하나의 티테이블에 둘러앉게 된 그녀들! 이들의 느슨한 공동체가 다음엔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하다.
Contents
Intro
1. 홍차는 낮에 꾸는 꿈: 데이드림
2. 우리 사이를 바꾸는 마법: 폼폼 밀크티
3. 홍차를 주문하는 방법: 다르질링
4. 여자에겐 초콜릿이 필요해: 초콜릿 밸런타인
5. 홍차 배달하는 여자: 벚꽃 홍차
6. 반짝반짝 골든링: 아쌈
7. 외로워도 슬퍼도: 테일러스 캔디
8. 추억 한 조각, 마들렌: 모모우롱
9. 남자의 홍차: 얼그레이
10. 작지만 도움이 되는: 네팔 홍차
최예선의 티테이블 토크: 홍차, 이번엔 만화다!
Author
최예선,김줄
과거의 문화유산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작가. 근대에서 산업 시대에 이르는 건축 유산, 특히 ‘집’에 깊이 몰두하며 쓰고 있다. 답사와 리서치로 찾아간 용산에 매력을 느끼고, 이곳에 무수히 남아 있는 적산 가옥에서 실제로 살아보는 중이다. 이 경험은 건축 유산을 우리 삶의 시각으로 밀도 있게 탐구하는 기회를 주었다.
근대 건축의 현장을 뜨겁게 기록한 첫 결과물인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를 출간한 이후 12년, 모던 건축이 담고 있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융합의 장면을 지금의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엮어보려는 시도로 이 책 『모던의 시대 우리 집: 레트로의 기원』을 내놓게 되었다. 그리고 ‘산업의 시대 우리 집’으로 후속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모던 리서치 작업으로 근현대 예술가들의 집과 삶을 담은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지나간 시대의 집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본 에세이 『길모퉁이 오래된 집』이 있다. 비정기 미술 잡지를 펴내는 ‘아트콜렉티브 소격’의 동인이기도 하다.
과거의 문화유산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찾아내는 작가. 근대에서 산업 시대에 이르는 건축 유산, 특히 ‘집’에 깊이 몰두하며 쓰고 있다. 답사와 리서치로 찾아간 용산에 매력을 느끼고, 이곳에 무수히 남아 있는 적산 가옥에서 실제로 살아보는 중이다. 이 경험은 건축 유산을 우리 삶의 시각으로 밀도 있게 탐구하는 기회를 주었다.
근대 건축의 현장을 뜨겁게 기록한 첫 결과물인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를 출간한 이후 12년, 모던 건축이 담고 있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융합의 장면을 지금의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엮어보려는 시도로 이 책 『모던의 시대 우리 집: 레트로의 기원』을 내놓게 되었다. 그리고 ‘산업의 시대 우리 집’으로 후속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모던 리서치 작업으로 근현대 예술가들의 집과 삶을 담은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지나간 시대의 집을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본 에세이 『길모퉁이 오래된 집』이 있다. 비정기 미술 잡지를 펴내는 ‘아트콜렉티브 소격’의 동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