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나무처럼 많던 장인들이 하나 둘 쓰러진 뒤, 단 한 사람 니시오카 쓰네카즈가 남았다. 1300년을 이어 온 절 호류지에서, 오직 나무와 더불어 평생을 살아온 사람. ‘손의 기억’을 배우고 잇는 그 길 위에서, 그는 입에서 입으로, 손에서 손으로 긴 시간 전해 온 소중한 지혜 속으로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고, 열매를 맺었다. 호류지의 마지막 대목장으로서 1000년을 넘나드는 가르침을 배우고 물리며 그가 얻은 깨달음은 비틀린 문명과 삶, 교육을 비추는 묵직한 은유들로 넘쳐 난다. 여든여섯, 살아온 삶이 그러하듯 곧고 간명한 말 속에 담긴 지혜는 깊고 또렷하다. 작은 몸놀림 하나, 말 한 마디, 허투루 뱉는 법이 없었던 ‘자를 든 사제’ 니시오카 쓰네카즈의 이야기를 기록의 대가 시오노 요네마쓰가 마음을 다해 엮었다. 책장 곳곳에 오래 곁에 두고 되새길 만한 잠언들이 가득하다.
Contents
서문- 장인의 시대를 증언하다
1부 - 나무에게 배운다
천 년을 사는 가람을 짓고 지킨다는 것 ∥ 자연이 가르쳐 주는 대로 하라 ∥ 성깔을 살려 강하고 튼튼하게 ∥ 살아온 만큼 살려서 쓴다 ∥ 솜씨와 더불어 감각을 기르는 일 ∥ 긴 호흡으로 나무를 길러야 한다
2부 - 오래된 것에는 새것이 짊어질 수 없는 것이 있다
아스카 사람들의 마음가짐과 지혜를 배운다 ∥ 오래된 목재는 보물이다 ∥ 목수의 혼이 실린 연장 ∥ 주춧돌, 천삼백 년을 버텨 온 힘의 근원 ∥ 학교나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것 ∥ 나무를 다루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일 ∥ 장인과 건물이 학자보다 먼저다
3부 - 싹을 기른다는 것
도제 제도를 다시 살핀다 ∥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는 나무를 기르듯이 ∥ 아이의 싹을 찾아내 기르는 어머니처럼 ∥ 제힘으로 뿌리내릴 수 있게 ∥ 쓸모없는 것은 없다 ∥ 섣부른 칭찬은 독이다 ∥ 굽어진 것은 굽어진 대로, 비뚤어진 것은 비뚤어진 대로
4부 - 나무와 더불어 살아오다
엄한 할아버지 밑에서 대목장으로 자라다 ∥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잇다 ∥ 아이들에게 대를 물리지 않은 까닭 ∥ 오직 호류지 대목장으로 살다 ∥ 자연을 장구하게 살려 낸 건물을 짓고 싶다 ∥ 뜻깊은 인연을 돌아보다 ∥ 좋은 시대를 만나 이룬 것들
호류지 목수 구전 _ 천삼백 년을 이어 온 소중한 지혜
역자 후기 - 여기 천 년 학교가 있다
Author
니시오카 쓰네카즈,시오노 요네마쓰,최성현
1908년 나라 현에서 니시오카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예닐곱 살 무렵부터 현장을 드나들며 호류지 대목장 재목으로서 일을 배웠다. 스승이자 할아버지였던 니시오카 쓰네키치의 뜻에 따라 이코마 농업 학교를 졸업한 뒤, 두 해 동안 농사를 지었다. 천삼백 년 전에 지어져 지금도 창건 당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호류지를 평생에 걸쳐 돌보며 수많은 선인들의 기술과 지혜를 배웠다. 20세기에 남은 마지막 미야다이쿠로 불리다가 단 한 명의 제자 오가와 미츠오(小川三夫)를 키워 그 명맥을 잇게 했다. 일본건축학회상, 녹색문화상(みどりの文化賞), 훈사등서보장(勳四等瑞寶章)을 받았다. 궁궐목수들의 우두머리로서 오래된 일본 건축물의 수리와 재건에 참여하며 몸에 새긴 그 아름답고 심오한 가르침을 『나무한테 배워라 ― 호류지와 야쿠시지의 아름다움』, 『궁궐목수 대목장 니시오카 쓰네카즈 ― 구전의 무게』 같은 책으로 남겼다. 암 투병 끝에 여든여덟이 되던 1995년, 세상을 떠났다.
1908년 나라 현에서 니시오카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예닐곱 살 무렵부터 현장을 드나들며 호류지 대목장 재목으로서 일을 배웠다. 스승이자 할아버지였던 니시오카 쓰네키치의 뜻에 따라 이코마 농업 학교를 졸업한 뒤, 두 해 동안 농사를 지었다. 천삼백 년 전에 지어져 지금도 창건 당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호류지를 평생에 걸쳐 돌보며 수많은 선인들의 기술과 지혜를 배웠다. 20세기에 남은 마지막 미야다이쿠로 불리다가 단 한 명의 제자 오가와 미츠오(小川三夫)를 키워 그 명맥을 잇게 했다. 일본건축학회상, 녹색문화상(みどりの文化賞), 훈사등서보장(勳四等瑞寶章)을 받았다. 궁궐목수들의 우두머리로서 오래된 일본 건축물의 수리와 재건에 참여하며 몸에 새긴 그 아름답고 심오한 가르침을 『나무한테 배워라 ― 호류지와 야쿠시지의 아름다움』, 『궁궐목수 대목장 니시오카 쓰네카즈 ― 구전의 무게』 같은 책으로 남겼다. 암 투병 끝에 여든여덟이 되던 1995년,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