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사무실에 상추화분 하나가 들어 왔어요. 물을 주고 말도 하며 정성으로 키웠지요. 그런데 며칠 후 상추 잎에 동그랗게 구멍이 나 있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어쩌다 찢어진 건 아닌 것 같고, 마치 누군가가 일부러 갉아 먹은 것 같았어요. 이상한 느낌에 주변을 살펴보니 화분 벽에 달팽이 한 마리가 붙어 있었어요.
그 놈이 범인이었지요. 그날부터 달팽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러다가 아주 신기한 걸 알았어요. 달팽이는 먹은 대로 싼다는 거. 무슨 뜻이냐 하면 달팽이는 쓸개가 없기 때문에 음식물의 색을 분해·흡수하는 쓸개즙도 만들지 못한답니다. 그래서 빨간색을 먹으면 빨간색 똥을 누고, 파란색을 먹으면 파란색 똥을 누지요.
정말 신기한 달팽이. 이 책 “달팽이똥 빨주노초”는 먹이색과 똥색이 같은 달팽이를 통해 달팽이의 생태와 색깔을 재미있고 쉽게 익히며, 검은 시트지 속에 좁쌀을 넣어 붙인
똥모형을 통해 촉각까지 느낄 수 있는 통합인지 그림책입니다. 게다가 이 책의 그림 작가는 순수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어린 초등학생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