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회의 테두리에 머물고 있는 동성애자들,
무언과 시선의 폭력에서 그들은 자유로울 수 없는가
동성애자 정욜의 개인적 이야기다. 하지만 책이 주는 메시지는 개인적인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반강제적으로 수용되고,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워야 하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어머니는 그가 이성애자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죄라는 굴레 속에 사는’ 가족을 바라봐야 하는 정욜, 그가 처한 현실을 개인적인 문제라고 치부하긴 어렵다. 또 청소년 동성애자가 사회적 차별과 혐오 앞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군대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성관계 하는 사진을 찍어 제출하라고 강요당하는 현실을 지켜봐야 했던 정욜의 경험을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의 차별과 편견의 벽이 얼마나 높고 단단한지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