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전쟁사

<세계전쟁사>는 육사와 공사 생도들이 교재로 공부하고 있는 책이지만, 일반 독자들도 교양도서로서 꼭 읽어야 할 텍스트이다. 왜냐면, 인류 역사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전쟁을 통하여 이제 더 이상 전쟁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는 교훈과 동시에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전쟁이라면 전대의 전쟁사를 통하여 이 역시 전쟁을 방어적 공격면에서도 유효한 지혜이기 때문일 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흔히 전쟁의 역사라고도 한다. 전쟁은 한 민족의 팽창과 번영을 위한 최초의 수단으로서 또는 생존을 위한 최종의 수단으로서 수행되어 왔으며, 역사 속에 나타난 많은 민족과 국가들, 그리고 그들이 이루어 놓은 전쟁과 더불어 흥망성쇠의 기복을 보여 왔다.

평화에 대한 갈구가 인간사회의 하나의 본질적 측면이라면 전쟁에 대한 욕망 또한 다른 하나의 본질적 측면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의 격언이 뜻하는 바와 같이 인간은 한편으로는 평화를 갈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평화를 위해 전쟁을 준비해야만 하는 인간사회의 본질적인 모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는 사실을 인류의 역사는 말해 주고 있다.

따라서 인간사회의 이러한 본질적 모순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 한, 전쟁현상이 결코 부정적으로만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많은 인명의 희생을 강요하는 전쟁의 비윤리적 측면을 강조하기에 앞서 우리는 전쟁의 현실적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전쟁에 관한 경험적 이론을 뒷받침하여 주는 전사연구의 근본 의의가 있다 하겠다.

현대전쟁에 대한 교육 및 연구를 강화하려는 금번의 시도는 1993년에 이미 포클랜드 전쟁, 이란?이라크 전쟁, 걸프 전쟁 등을 포함시켜 교육해 온 노력의 연속이다. 이 책을 통하여 사관생도들과 일반 독자들이 과거의 전쟁뿐만 아니라 현대전쟁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개정판 서문에서 말했듯이 ‘본문에 한자가 너무 많아 생도들의 학습에 지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세계전쟁사> 텍스트를 전면 한글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글을 쓰되 의미파악이 꼭 필요한 부분만 한자를 병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