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모두 다 무엇엔가 사로잡혀 나날을 견딘다. 사로잡혔다는 말은 그들이 다 어딘가에 갇혀 산다는 뜻이다. 믿음, 이름, 생각, 권력, 돈, 이념, 사랑 그리고 착각에 갇힌다. 사람들은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친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카잔차키스의 끔찍한 소설『미할리스 대장』에서도 이 말은 자주 나온다. 갇힌 것은 묶인 것과 같다. 사람들은 묶이거나 어디 갇히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들은 어딘가 갇히기 바라고 또 그렇게 묶여 갇힌다. 참 종잡을 수가 없는 꼬라지다. 자유! 이 말은 한자말로 된 것인데, 그것을 풀어보면 퍽 재미있다. 自由, 스스로 말미암다! 내 삶의 주인은 오직 나 자신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박경리 선생 평생 말씀의 핵심은 '능동성' 원리로 풀이할 수가 있다. 우리는 어딘가에 무엇인가에 묶여 지내고 갇혀 지낸다. 우리가 몸에 칭칭 감고 사는 이 문명은 곧 우리를 오랏줄에 꽁꽁 묶어 놓은 종살이 판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맞다. 이 문명은 우리를 모두 다 '피동화'한다.
Contents
Ⅰ. 언제나 늠름하게 버티고 선 힘센 외국 것들
우리 말글로 문학 글쓰기 ……
제국주의와 윤동주의 시 쓰기……
Ⅱ. 갇혀 사는 이들이 꿈꾸는 자유
갇힘과 가둠에 대하여
갇힘과 가둠에 대하여 둘
갇힘과 가둠에 대하여 셋
말의 집짓기와 마음속 곰팡이 실
Ⅲ. 한국과 그리스의 판박이 운명
그리스와 조선, 두 희극적인 나라의 운명: 카잔차키스의 [미할리스 대장] 론
계급을 위한, 계급에 의한, 계급에 대한: 1부로 읽는 박경리 『토지』론
내 삶의 역사 속 길 찾기: 우리말 예와 아니오로 감 잡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