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은 점서임에도 불구하고 경전으로 대접받는다. 점서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동 규범을 제시하고 의리서로서 윤리적 지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을 강조하는 이 땅의 선비나 유학자들, 뿐만 아니라 인문학에 종사하는 철학자나 교수들은 『주역』의 말씀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이 책은 동서양 대가들과 주역의 관계를 토대로 주역이 어떤 책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동양의 작가 바쇼나 소동파, 백거이는 물론 유럽의 작가 헤세나 괴테, 예이츠, 그리고 옥타비오 파스와 보르헤스도 『주역』을 애독했다. 보르헤스는 스페인어판 『주역』에 헌시를 쓰고 유럽 독자들에게 『주역』 읽기를 권했다. 헤르만 헤세는 『유리알 유희』에서 주역의 인문학적 정신과 『주역』의 산수몽괘와 화산여괘 그리고 화풍정괘를 차용해 작품의 근간으로 삼았다. 시인이란 “언어가 원래 말할 수 없는 것을 이미지를 통하여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의 경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던 멕시코의 시인 옥타비오 파스와 의식과 무의식의 불합치에서 일어나는 정신분열을 통합하기 위해 무의식 안의 모든 내용을 의식화시킬 것을 강조한 카를 융 역시 『주역』을 주목했다.
Contents
서문/서정기
책을 열며
1.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위편삼절의 공자
하늘이 무슨 말을 하더냐? | 우환(憂患)의식 | 오, 문왕이여! | 공자의 십익(十翼)
2. 만물은 음기운을 지고 양기운을 안아서 충기?氣로 조화를 이룬다
―베옷을 입고 안에 옥을 품은 사람, 노자
노자는 누구인가? | 공자와 노자 | [주역]과 [도덕경] | 도와 그 작용 | 도의 작용과 원시반종(原始反終) |만물의 생성원리와 부음이포양(負陰而抱陽) | 곡신(谷紳)은 죽지 않는다 | 글을 마치며
3. 그 밝은 것을 어둡게 하라
―주자와 지화명이(地火明夷)
주자는 누구인가 | 어둠을 써서 밝게 하라(用晦而明) | 한국의 성리학과 주자 | 태극은 만물의 근원 |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 | 이와 기[理氣論] | 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 주자의 역관(易觀) | 백록동서원에서 주자를 만나다
4. 꽃 한 가지를 꺾어 오너라, 너를 위해 점을 치리라
―귀곡자 선생의 암호
5. 지극한 성실은 신명神明과 통한다
―건덕(乾德)을 실천한 토정 이지함
인간 이지함 | 명문가의 영예와 몰락 | 토정의 예지 능력과 그의 스승들 | [월영도(月影圖)]와 [매화역수(梅花易數)] | 역(易)은 내 마음속에 있다
6. 사람이 능히 복復의 이치를 알면 도에서 멀지 않다
―서화담과 지뢰복
7. 막다른 길에도 또다시 길이 있나니
―남명 조식과 산천재(山天齋)
남명의 생애 | 돈이형(豚而亨) | 산천대축과 산천재 | ‘경의’의 학(敬義之學) | 남명의 노장(老莊)사상
8. 언행은 군자의 추기樞機다
―허미수와 척주동해비
9. 삿된 것을 막고 그 성실함을 지키다
―퇴계와 도산서원
10. 주역과 라이프니츠의 2진법은 동서 두 문명이 마주잡은 두 손을 상징한다
―라이프니츠와 주역
하도와 낙서 | 복희 64괘도 | 방도 | 원도 | 라이프니츠의 보편기호법(普遍記號法) | 라이프니츠와 단자론(單子論) | 현대물리학과 역
11. 주역의 말은 하나의 암시이다
―카를 융과 화풍정(火風鼎)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융 | 융과 리하르트 빌헬름 | 만다라와 주역 | 누미노제와 내재적인 신(神) |융과 주역 | 화풍정(火風鼎)과 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