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아침, 온 가족이 커다란 다툼이나 갈등이 있을 일이 없어 보이는데도, 밥도 먹지 않고 하나둘 토라지더니 모두 집 밖으로 나가 버린다. 토라진 가족들은 집을 나와 뿔뿔이 흩어져 자신만의 일상을 보낼 각자의 공간으로 떠난다.
아빠는 정원으로, 엄마는 공원으로, 형은 호숫가로…… 하루 종일 그렇게 토라져서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아침, 점심이 지나 하늘이 노을빛으로 변해 가자, 자신들의 생각으로 가득 채운 각자의 공간에서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가족들이 슬슬 일어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걷기 시작한다.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모두 집으로 향하는 가족들, 그들의 토라진 마음이 풀린 걸까?
Author
이현민
경기도 일산의 한 동네에 나의 길이 있습니다. 바쁘지도 않으면서, 아침마다 나는 그 길을 달려갑니다. 바람이 휘~익 불겠지요. 그 바람에 낙엽들이 까르르 웃으며 구릅니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길이 있습니다. 느긋하게 길을 가다가 나를 쓰윽 돌아봅니다. 개는 개의 길이 있습니다. 산책 나온 개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쳐다봅니다. 그러나 딱히 궁금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한 번도 대놓고 묻는 법이 없어요. 나는 속으로 ‘안녕?’이라고 짧게 인사를 하고는 나의 길을 달려갑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러 가는 중입니다.
경기도 일산의 한 동네에 나의 길이 있습니다. 바쁘지도 않으면서, 아침마다 나는 그 길을 달려갑니다. 바람이 휘~익 불겠지요. 그 바람에 낙엽들이 까르르 웃으며 구릅니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길이 있습니다. 느긋하게 길을 가다가 나를 쓰윽 돌아봅니다. 개는 개의 길이 있습니다. 산책 나온 개가 고개를 갸웃하며 나를 쳐다봅니다. 그러나 딱히 궁금하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한 번도 대놓고 묻는 법이 없어요. 나는 속으로 ‘안녕?’이라고 짧게 인사를 하고는 나의 길을 달려갑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러 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