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 용수 보살의 권계왕송』은 '대승불교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용수가 인도의 패자이자 자신의 친구인 왕에게 도덕적 생활, 계율에 따른 일상생활을 강조하며 보낸 편지글이다. 영어권에서도 널리 알려진 이 책의 원문 산스끄리뜨어는 소실되었지만 한역에 3종 역본이 남아 있으며 티벳불교에서는 20여종의 주석서들이 집필되었을 만큼 대승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저작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재가자와 출가자 모두가 지켜야 할 실천적 테제로서의 도덕률을 먼저 지적하고,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 삼계육도 중생들의 업보, 그리고 '깨달음'을 추구하기 위한 지관쌍수와 팔정도 등 체계적인 불교 수행법까지 두루 아우른다. 이것은 공(空) 사상의 전파자로 알려진 용수의 총체적 사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었음에도, 제자백가 이래 자기들만의 경험적 도덕률을 발전시켰던 중국 전통에 근거한 동북아시아의 불교 문화권에서 용수의 수행법을 포함한 도덕률이 간과되었던 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 책을 숙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