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무 경력이 쌓일수록 교사는 다양한 학교 구조와 문화를 경험한다. 현직 교사들에게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 때 학교 구조와 문화는 리더십 특성에 따라, 회의 문화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곤 했다고 답하고 있다. 일부 교사는 권위주의 관행과 비민주적인 학교 문화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며, 교육혁신을 위한 근본 요소가 여기에 있다고까지 말한다.
위와 같은 문제에 공감하며 필자는 후기 푸코가 강의한 신자유주의 분석 및 ‘통치성 이론’을 중심으로, 권력의 계보학에 자리한 세 단계인 주권, 규율, 안전 권력을 학교에서 자주 사용하는 통치 기술에 대입해보았다. 때에 따라 권력은 필요하지만 불가피한 부분까지만 사용하도록 경계 짓는 일에는 교육 주체 간 공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다양한 리더십에는 강점과 약점이 있겠지만 단위학교 리더 혹은 교사 개인이 성찰 없이 남용하는 통치 기술이 교육 약자에게는 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기억하고 신중하게 사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제적 효율성이 공공부문인 교육까지도 잠식해 자기 계발하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기르는 상황에서 우리 교사는 진정한 ‘자유’란 무엇이며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모여서 이야기하는 호모 폴리티쿠스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는 학교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잘 활용하기를, 개인 교사 차원에서는 ‘파레시아스테스(위험을 감수하고 진리를 말하는 용기)’와 같은 삶의 자세를 갖기를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