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은 자의 용기』는 청교도 정신으로 80여 평생을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 행정학자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으로 세 번 교수직을 해직당하고 5년 넘게 옥중 경험을 한 지성인 이문영(고려대 명예교수)의 삶의 고백을 담은 책이다.
이문영은 용기를 타고 난 인물이라기보다는 어떤 한마디가 꼭 필요할 때, 바로 그 필요한 한마디를 용기 내어 “벌벌 떨면서”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큰 위인이 아니라 사람이 마땅히 지켜야 할 최소를 고집하는 ‘최소주의자’라고 말한다. 이문영이 스스로 ‘지켜야 할 최소’라고 생각하는 것은 첫째로 동생을 때리지 않겠다는 결심, 곧 ‘비폭력’이었다. 그리고 그는 1976년 명동성당에서 유신 헌법 폐지를 주장한 것처럼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투쟁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지켜야 할 최소를 지킨다는 말은 자기 자신을 지킨다는 말이며 자신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것을 버리는 일은 자신을 타락케 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택한 방법은, 적의 이성이 거절하지 못할 말로 싸우는 것이었다.
책에는 이와 같이 그가 “사람아 너 어디 있느냐?”라고 묻는 하늘의 소리, 존재의 부름에 바르게 응답하고자 여든한 살이 되는 지금까지 울며 꿈꾸며 살아온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이문영이라는 개인의 자서전이자, 권위와 폭력에 저항해온 기독교인의 신앙고백이다.
Contents
시작하면서: 너 어디 있느냐?
존재와 시간/내가 걸어온 길/마지막으로 쓰고 싶은 책
1부 나에게 주어진 은총
1장 괴로움과 슬픔
집사람의 첫인상/연이어 앓은 중병/중학교 시험에 여덟 번 낙방하다/가난/그 후의 카인/내 인생 노정의 최소, 비폭력
2장 처음 들은 가르침
왜 가르침인가/첫 가르침을 주신 아버지/아름다운 우리말을 들은 배재중학교/젊은이들의 기를 살려준 보성전문학교/배선표 목사님과 무교동 교회/이(利)와 인(仁)과 명(命)
3장 교수직
법학을 선택하다/6 ·25와 군대 생활/경영학과 행정학을 공부한 미국 유학 시절/고려대에서 처음으로 행정학을 가르치다
4장 가정과 재산
비석 없는 무덤/집사람의 마지막/나의 재산 만들기/내가 가장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
2부 내가 행한 것
5장 첫 번째 해직과 복직
모반의 등장/지명(知命)을 향한 몸부림/해직의 원인이 된 글 두 편/노동문제연구소 일과 노동문제와의 만남/인문학과의 접목/기독교와의 접목/《민우지》 사건으로 해직되다
6장 3 ·1 민주구국선언 사건_
내가 지켜본 유신정부의 악/해직 교수들이 주동이 되어 세운 갈릴리교회/반박정희 연대를 구축하다/재판에서 내가 한 말/감옥에서 내가 한 일
7장 YH 사건
반체제운동의 중심에 서다/일기를 쓰기 시작하다/1979년 2월과 3월 일기/YH 사건과 두 번째 옥살이
8장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벼락같이 찾아온 5 ·17/빛이 없는 어두운 곳으로 가다/우리는 무엇인지 알게 한 세 번째 옥살이
3부 버림인가, 버려짐인가?
9장 세 번째 복직 이전
새로이 싹튼 소망/김영삼 씨 동조 단식투쟁의 전말/국민이라는 님/버림으로써 되살아난 나
10장 고려대에서의 마무리
제자 기르기와 다른 문명 맛보기/고대 교수들의 시국선언/현민 빈소 사건/정년퇴임 직전에 쓴 《자전적 행정학》
11장 공자와 맹자를 만나다
시대와 지성/육체를 담는 그릇, 집/꿀벌의 이상을 존중한 경기대 대학원장 시절/추악한 향원의 세계를 꼬집은 《논어 ·맹자와 행정학》
12장 마르틴 루터라는 뿌리
‘국민의 정부’와 측근 정치/소피스트의 대학/교회는 공회여야 한다/루터라는 뿌리를 파헤친 《인간 ·종교 ·국가》
13장 당신 나라에도 함석헌이 있는가
큰 스승, 함석헌/행정의 최소 조건을 탐구한 《협력형 통치》/역사의 시작과 마지막
끝내면서: 《새 문명에서의 공직자》서문을 미리 쓰며
내 평생/내가 바라는 나의 마지막/《새 문명에서의 공직자》의 구성과 내용/잠재의식의 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