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를 올리는 새색시의 옷차림을 한땀 한땀 그림으로 수놓은 아름다운 그림책입니다. 무명버선, 다홍치마, 고름, 저고리... 등 우리 전통 혼례복의 모양과 이름이 섬세한 그림과 함께 소개되지요. 전작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보여준 작가의 진지하면서도 꼼꼼한 보폭을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물들이 하나씩 나오면 그 곳에 깃든 소리가 들리고 여러 가지 다른 색도 보입니다.
금봉황은 너울너울 춤을 추고 화관의 비취떨새는 흔들흔들 움직입니다.
색과 소리와 모양을 나타내는 글이 운율을 타고 어울립니다.
곱게 차려입은 새색시 가슴은 두근거리고 사뿐히 꽃가마에 오릅니다.
솜을 두어 한땀한땀 곱게 누빈 무명버선
너울너울 금봉황 사락사락 다홍치마
하얀 동정 자주 고름 연두비단 저고리
색동 소매 흰 한삼 홍색비단 활옷 입고
달그락 달그락 산호가지 밀화 옥 노리개
두근두근 가슴 위로 공단 대대 꼭꼭 매고
매화 국화 하늘하늘 대나무잎 비녀에
산호알꽃 색색 구슬 자주비단 댕기 걸고
검은 갑사 도투락댕기 쪽진 머리 위에 달고
흔들흔들 비취 떨새 진주 구슬 화관 쓰고
초록비단 자주비단 풀꽃문양 꽃신 신고
수줍은 연지곤지 모란 뒤에 감추고
사쁜사쁜 걸음으로 꽃가마에 오르면
오늘은 새색시 시집가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