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미디어의 경제학

디지털 다채널 방송기술 도입과 유료방송 시장의 확대에 따라 방송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공익성 가치를 중심으로 한 공공서비스방송의 자리 찾기와 역할에 대한 논의는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그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시장중심적 접근론과 공적 방송론은 진영논리에 매몰된 채 각각 동어반복적인 주장을 되풀이해 왔다. 하지만 위와 같은 전환의 시기에 공공서비스방송이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 찾기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산업구도를 비롯하여 수용자 측면, 규제측면 등에서 세부적이고도 정치한 접근이 요구되는 것이다.

본서는 이러한 논쟁이 가장 치열한 영국을 비롯한 유럽 및 미국의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방송학, 경제학, 경영학을 망라하는 학제적 연구차원에서 방송환경을 재진단하고, 공공서비스방송의 미래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하는 연구 노력의 일환으로 나왔다. 현재 빠르게 진행되는 방송부문의 변화 동인이 무엇이며, 그 동인이 방송이라는 시스템과 서비스 제공이라는 전통적 기제, 특히 전통적인 공공서비스방송 부문을 어떻게 변화시키며 그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을 방송경제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본서는 BBC 지배기구인 BBC 트러스트와 옥스퍼드대학교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공동으로 개최한 세미나 자료를 수정 보완한 저술로, 전직 BBC이사회 의장, BBC 전문가, 미디어경제학 분야의 석학 등이 참여하여 이른바 산학연 통합연구의 관점이 돋보인다. 본서는 우리도 예외 없이 맞고 있는 급격한 방송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공공서비스방송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미래방향을 제시하는 계기를 모색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