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출판사인 고단샤(講談社)에서 발행 중인 '카이에 소바주(Cahier Sauvage:야생적 사고의 산책)' 시리즈 중 첫 번째 권이다. 이 시리즈는 신세대에게 교양인문학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기획한 것으로, 80년대 뉴아카데미즘의 기수로 등장한 나카자와 신이치 교수의 대학 강의를 기록한 것이다. 총 다섯 권으로 예정되어 있으며 동아시아 출판사에 모두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은 나카자와 신이치 교수가 일본 주오(中央) 대학 비교종교학과에서 했던 강의를 번역, 출간한 것이다. 나카자와 신이치는 우리가 배우는 '지식'이라는 것이 불과 150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축적된 근대의 산물일 뿐이라고 말하고, 심지어 '철학'이라 불리는 그리스의 지식도 2500년의 역사에 불과하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인간은 이미 3만여 년 전에 축적해 놓은 지성이 있으며 이를 감히 인류 최고(最古)의 철학이라 강조한다. 그리고 신화는 끊임없이 변화와 변형을 해왔지만, 그 중심에 타올랐던 철학적 사고의 마그마의 열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으므로, '신화를 배우지 않는 것은 인간을 배우지 않는 것과 같다'라고 주창한다.
책은 신데렐라 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분석한 것이다. 전세계에 펼쳐 있는 다양한 신데렐라 이야기를 분석하면서 저자는 분석의 차원을 넘어, 인류가 현실에 어떠한 철학을 갖고 대처해왔는지를 밝혀 간다. 그리고 변형된 신데렐라 이야기에 내포된 신화적 사고의 원형을 밝혀 주는데, 저자의 이 노련한 이끌림을 따라 신데렐라 이야기의 화려한 퍼레이드를 감상하며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신데렐라의 '신발 한 짝'에 관한 해석에 펼쳐지는 지적 긴장감이다. 저자는 해박한 지식과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신데렐라의 '신발 한 짝'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헤친다. 레비 스트로스의 추론과 진즈부르그의 연구, 신데렐라와 오이디푸스를 거쳐 신데렐라의 신발이 망자의 각인이라는 대목에 이르면, 어느새 인문학적 논리의 그물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Contents
머리말 : 카이에 소바주에 대해서
서장 : 최초의 철학
제1장 전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신화의 수수께끼
제2장 신화논리가 선호하는 것
제3장 신화로서의 신데렐라
제4장 신데렐라의 원형을 찾아
제5장 중국의 신데렐라
제6장 신데렐라에게 맞서는 신데렐라
제7장 신발 한 짝의 수수께끼
종장 : 신화와 현실
역자 후기 - 시공을 초월한 야생적 사고
Author
나카자와 신이치,김옥희
일본의 현대 지성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종교학자. 학문적 역량과 함께 전문적 주제의 무게와 깊이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탁월한 인문학 저술가로 유명하다. 도쿄대학교 종교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1979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티베트 승려 케슨 삼보를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닝마파 전승 밀교의 연구와 수행을 했다. 1982년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외국어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언어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1983년 32세에 쓴 『티베트와 모차르트』가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인문학계의 차세대 사상가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이후 일본 출판계가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는 일본 제일의 인문학자로 여겨지고 있다. 주오대학교를 거쳐, 현재 다마多摩미술대학의 미술학부 및 예술학부 교수이자 예술인류학연구소의 초대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티베트와 모차르트』 『무지개의 논리』 『악당적 사고』 『숲의 바로크』 『철학의 동북』 『필로소피아 자포니카』 『붓다의 꿈』 『카이에 소바주 총서』 『불교가 좋다』 등이 있다. 예술인류학연구소는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야생의 사고에 대해 연구하고, 대칭성 사고를 부활시키기 위한 지적 탐구의 거점으로 삼고자 2006년 4월에 설립되었다.
일본의 현대 지성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종교학자. 학문적 역량과 함께 전문적 주제의 무게와 깊이를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탁월한 인문학 저술가로 유명하다. 도쿄대학교 종교학과와 같은 대학원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1979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티베트 승려 케슨 삼보를 스승으로 모시고 3년간 닝마파 전승 밀교의 연구와 수행을 했다. 1982년 일본으로 돌아와 도쿄외국어대학교 아시아·아프리카언어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1983년 32세에 쓴 『티베트와 모차르트』가 산토리학예상을 수상하면서 일본 인문학계의 차세대 사상가로 혜성처럼 떠올랐다. 이후 일본 출판계가 함께 일하기를 소망하는 일본 제일의 인문학자로 여겨지고 있다. 주오대학교를 거쳐, 현재 다마多摩미술대학의 미술학부 및 예술학부 교수이자 예술인류학연구소의 초대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티베트와 모차르트』 『무지개의 논리』 『악당적 사고』 『숲의 바로크』 『철학의 동북』 『필로소피아 자포니카』 『붓다의 꿈』 『카이에 소바주 총서』 『불교가 좋다』 등이 있다. 예술인류학연구소는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야생의 사고에 대해 연구하고, 대칭성 사고를 부활시키기 위한 지적 탐구의 거점으로 삼고자 2006년 4월에 설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