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국불교를 비롯한 세계의 불교는 여러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 특히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포교의 방편이 제시되어야 하고, 정법을 수호하고 다른 종교와의 화합도 이루어야 한다. 한국불교의 1700년에 걸친 역사를 수호하고 전해졌던 수행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한국불교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필요한 것이 출가수행자로서의 초심과 계율이다.
불교의 근본이 되는 계정혜(戒定慧) 중, 계(戒)는 자발적인 마음으로 규율을 지키는 것이고, 율(律)은 타율적인 규범의 뜻을 가진 가장 기초적 계율교학을 이른다. 계율은 불자의 삶에서 열반의 평화를 이루고 성불의 단계에 반드시 학습할 필수적이고 근본적인 바탕이다. 이러한 계율들 중 중국에 전역된 사대광율(四大廣律)은 법장부(法藏部)의 『사분율』과 화지부(化地部)의 『오분율』, 설일체유부의 『십송율』, 대중부(大衆部)의 『마하승기율』이며, 여기에 음광부(飮光部)의 『해탈율』을 합쳐 오부율(五部律)이라고 불렀다. 특히 법장부의 『사분율』은 중국과 한국, 일본에서 율종(律宗)이라는 종파를 이룰 정도로 널리 퍼졌다. 그동안 한국 불교계율의 기초를 세우고 다양성을 키워 면면이 이어져온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전통을 위해, 설일체유부의 계율들인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등을 꾸준히 완역, 소개해 온 보운 스님이 이번에는 사대광율 중 하나인 『십송율』을 완역하여 간행하였다.
이 책 『십송율』은 인도 카슈미르 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한 상좌부인 설일체유부에서 전하는 율장이고, 내용이 10송(誦)의 10(章)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모두 61권으로 구성되었다. 한역(漢譯)은 완본으로 전하고 있으나, 티베트장의 번역본은 전하지 않으나, 산스크리트본의 단편이 다수 발견되고 있다. 『십송율』은 완전한 광율의 하나로서 중국에서 가장 앞서 역출(譯出)되었고, 중국에서 강설되고 연구되었던 율장의 중요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