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소통을 위한 아랍 문화

아랍은 다문화사회이고 다인종 사회이다. 모로코에서 베르베르인이 영국의 어느 대학에 입학하였는데 아랍인들이 그를 아랍인들의 모임에 초대하였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아랍인이 아니고 모로코는 아프리카 문화를 갖는다고 하면서 아프리카 동아리로 가버렸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모로코가 아랍연맹에 속하여 있으니 모든 모로코인들이 아랍인인 줄 안다. 이렇듯 아랍 문화에 대하여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실수한 것은 아랍문화의 다이내믹한 모습을 무시하고 그 다양성을 너무 단순화하거나 판에 박힌 논조로 글을 써 왔다는 점이었다. 이 책에서는 제시된 아랍 문화의 특징들을 연령, 성, 교육, 부, 사회적 배경과 현대화 정도에 따라 다르다는 전제 하에 전형적인 판에 박힌 문화적 내용보다는 오늘날 아랍인들의 실제 삶의 현장을 서술하고자 하였다. 아랍에는 오랜 세월 많은 역사적인 요소들이 쌓여서 아랍 문화적인 체계가 형성되었다. 아랍 문화의 체계는 오랜 세월에 걸쳐 뿌리를 깊게 내렸지만 이런 문화가 변화하기도 한다. 이 책은 이론적인 연구와 현장연구를 통하여 아랍 문화와 문화적 체계들을 기술하였고 특히 저자가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오래 살았던 경험과 아랍인 성인과 대학생들을 가르친 경험, 특히 아랍어를 30년 이상 연구하면서 아랍인에게 아랍어 문법을 가르친 경험과 여러 아랍 국가를 여러 차례 방문한 현장 연구의 결과들을 모았다. 일반적으로 문화는 인간 특성 그 자체를 규명해 나가는 작업이므로 한마디로 아랍문화 연구는 인간(아랍인)에 대한 총체적인 연구라고 하겠다. 문화에는 가치관과 생활 관습이 나타나므로 아랍인이 무엇을 생각하는지(가치관), 무엇이 사실인가(세계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는가와 이들 행동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 비평은 문화적인 컨텍스트를 살펴봐야 하므로 아랍의 문학, 아랍의 언론, 아랍의 비교 문화 연구물들을 중시한다. 각 개인은 다른 생활환경과 다른 양육방식, 교육의 정도 등과 같은 차이에 의해 각자 다양한 경험 때문에 문화를 비평하는 관점들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인이 어떻게 아랍인과 소통할 것인가는 한국인들에 의하여 연구되고 저술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아랍문화에 대해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으며, 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한 아랍인과의 소통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