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은 짧은 멜로디만 듣고 곡명을 알아내는 퀴즈 같다
아주 작은 뼈 조각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읽어내야 한다”
누가 시신의 머리를 비닐봉투 속에 버렸을까? 오래전 정원에 매장된 그는 누구일까? 세탁기 속에 왜 아내의 뼛조각이 들어 있었을까? 누군가 이 어두운 퍼즐을 맞추어야 한다면, 수 블랙(Sue Black)은 아주 작은 뼈 한 조각을 통해 밝혀낸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선택할 직업이 아니죠.”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법의학자 수 블랙이 범죄소설보다 더한 실제 사건들을 풀어놓는다. 작은 뼈 조각으로 죽은 자의 신원과 사인을 밝혀가며, 충격적이면서도 감탄을 자아내는 논리적 추론과 명쾌한 과학적 설명을 가득 담았다. 법의학자, 그중에서도 법의인류학자의 일은 주로 ‘신원 확인’과 맞닿아 있다. 수많은 시신들 속에서 고인의 ‘이름’을 찾아주는 일이며, 그들을 가족들 품으로 돌려보내 편안히 잠들게 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실종신고도 되어 있지 않은, 여행가방 속 토막 나고 훼손된 시신의 신원을 밝혀내고, 숨진 이의 다리뼈에서 어린 시절의 정신적 충격과 학대의 증거를 찾아내며, 두개골을 보고 피해자의 얼굴을 복원해낸다. 그뿐만 아니라, 발뼈에서 발견된 흔적을 통해 시리아 대량 학살 과정에서 고문이 있었음을 밝혀내 전 세계에 충격을 던져주기도 한다.
조각이 나도, 거의 타버린 채 흔적만 남아도 뼈는 우리에게 삶이라는 노래를 들려준다. “뼈를 단순히 인체에 기계적 강도를 부여하고 죽은 후 가장 마지막에 부패하는 생체조직으로 생각한다면 뼈에 대해 아주 조금만 아는 것이다.”(이지호 교수 추천사) 저자는 뼈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통해 사건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며 마침내 그들의 ‘이름’을 찾는 과정을 모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존재와 인생의 의미, 그리고 사건 뒤에 숨겨진 이야기에 보내는 공감의 시선을 우리에게 공유한다.
Contents
시작하며 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PART 1. 머리 THE HEAD
1. 뇌 상자
창고 속의 머리 살인사건 | 오드라가렝 고아원과 코코넛 | 세탁기에서 발견된 아내의 뼛조각 | 92세 남성의 의문사
2. 얼굴
여행가방에서 발견된 한국인 진효정 사건 | 두개골로 복원해낸 얼굴 | 테라초의 괴물 | 눈, 코, 치아, 턱을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
PART 2. 몸통 THE BODY
3. 척추
〈아웃랜더〉와 로바트 가문의 늙은 여우 | 교수형의 증거는 목뼈에 남는다 | 윌리엄 베리는 교수형을 당했을까? | 시체 절단 전문가의 실톱 살인사건 | ‘초원의 천사’를 누가 죽였을까 | 해안에 떠밀려오는 토막 난 시체들
4. 가슴
소아성애범죄자 허클의 최후 | 갈비뼈를 보면 트랜스젠더가 보인다 | 아동학대가 뼈에 남기는 증거 |장모의 시신을 녹이는 남자 | 그레나다의 새보석운동
5. 목
제니의 조각 난 목뿔뼈
PART 3. 사지 THE LIMBS
6. 팔이음뼈
마루바닥 밑에서 발견된 신생아의 유해 | 베갯잇 속의 아기 | 19세 성노동자 마르셀라의 죽음
7. 다리이음뼈
나이와 성별을 보여주는 뼈 | 골반 속에서 화석이 된 태아들 | 생식기에 피어싱을 한 남자들
8. 긴뼈
친할아버지의 성적 학대와 해리스선 | 내 인생에 새겨진 가늘고 비스듬한 선 | 검은 쓰레기봉투 속 토막 난 시체 | 시체를 먹는 동물들 | 연조직과 피부 위에 남겨진 증거
9. 손
해변에서 발견되는 손뼈들 | 고양이와 어린아이의 뼈를 구별하는 법 | 자신의 손가락을 끓이는 남자 | 언제부터 지문은 범죄 수사에 사용되었을까? | 람두안의 결혼반지
10. 발
발자국과 메레디스 커처 살인 사건 | 보행 분석과 범인의 이동 방식 추적 | 손 대신 발을 사용하는 사람들 | 신발을 신은 채 잘린 발들 | 고문의 흔적과 시리아 대량 학살
마치며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
감사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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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수 블랙,조진경
법의학 선진국인 영국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이자 해부학자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던디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옥스퍼드 세인트존스칼리지의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영국 법의학팀을 이끌며 전쟁 범죄 수사에 참여했고, 2004년 인도양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사망자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태국으로 파견된 최초의 법의학자 중 하나였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며, 그녀의 전문 지식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범죄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6년 법의인류학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 제국 데임 작위를 수여받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루기 어렵다고 소문 난 어린이 뼈대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의 극찬을 받은 베스트셀러 『남아 있는 모든 것들』의 작가다.
법의학 선진국인 영국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법의인류학자이자 해부학자다.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던디대학교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옥스퍼드 세인트존스칼리지의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1999년 코소보 전쟁 당시 영국 법의학팀을 이끌며 전쟁 범죄 수사에 참여했고, 2004년 인도양에 쓰나미가 발생했을 때 사망자 신원 확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태국으로 파견된 최초의 법의학자 중 하나였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며, 그녀의 전문 지식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범죄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2016년 법의인류학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 제국 데임 작위를 수여받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루기 어렵다고 소문 난 어린이 뼈대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영국 [선데이 타임스]의 극찬을 받은 베스트셀러 『남아 있는 모든 것들』의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