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개인의 건강은 물론 환경 보호와 동물권 문제 해결의 방안으로 오늘날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육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채식의 수십 배에 달하는 까닭에, 채식은 기후 위기 시대에 가장 쉽고 효과적으로 환경을 지키는 방법으로 손꼽히지요. 하지만 아직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철저한 채식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서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책 『으악! 엄마, 아빠가 채식주의자래요』는 지구를 위해 채식을 하기로 한 어른들에게 반발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채식이라는 주제에 대해 유머러스하게 들려주며 독자들의 관심을 끕니다.
요즘 ‘나’는 거의 날마다 지구가 아프다, 자연이 병들었다, 동물들이 고통 받는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어요. 학교에서도 텔레비전에서도 온통 이 문제로 시끌시끌하지요. 너도나도 지구를 위해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야 한다고 소리 높여요. 이 말에 크게 위기감을 느낀 엄마, 아빠는 일상에서 여러 가지를 바꿨어요. 엄마는 대기 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전거로 출근하고 아빠는 물고기를 위해 낚시를 그만뒀어요. 변기 물을 절약하기 위해 나더러 샤워하면서 오줌을 누라고 했을 때는 어이가 없었지만 꾹 참았어요. 문제는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일어났어요. 내가 먹으려고 아껴 둔 햄이 감쪽같이 사라진 거예요. 앞으로 우리 집엔 햄도 고기도 없을 거래요. 이제부터 엄마, 아빠는 채식을 할 거니까요. 엄마는 햄이 되어 버린 운 나쁜 돼지 얘기를 꺼내며 돼지가 너무너무 불쌍하다는 말을 하지만 내 귀엔 들어오지도 않아요. 냉장고 문에 아빠가 붙여 놓은 새로운 식단표에는 온통 채식 메뉴뿐이에요. 이렇게 가만히 당하고 있을 순 없다고 생각한 나는 토요일 아침, 아무도 몰래 집을 나서요. 꼭 가출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어디선가 고기를 굽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겨 와서 냄새를 따라간 거예요.
나와 내 여동생 레오나를 위해 맛있는 고기를 좀 나눠 줄 수 없는지 물어볼 생각이었지요. 냄새를 따라가니 동화에나 나올 법한 크고 멋진 집이 나타났어요. 그곳에는 갈고리 같은 손톱에 키가 장대같이 큰 아줌마와 거인 같은 아저씨가 있었어요. 아줌마와 아저씨는 내가 너무 깡말랐다며 입맛을 다시며 아쉬워해요. 나는 뭔가에 홀린 것처럼 채식주의자 선언을 한 엄마, 아빠에 대한 불평을 털어놓았어요. 엄마, 아빠와는 반대로 고기 요리만 먹는다는 아저씨와 아줌마는 내 편을 들어주고 친절하게 집 구경까지 시켜 주었답니다. 그리고 절대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고집 피우는 두 사람의 아기에게 먹일 맛있는 고기 요리도 곧 만들 모양이에요. 그런데 집 안 어디에도 요리할 고기는 보이지 않아요.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채식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는 특별히 채식이 권장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어떠한 결론 내리기보다는 채식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짧은 이야기 속에 담아 생각해 볼 수 있게 할 뿐이지요. 어린이 독자들에게 이 이야기는 지구를 위한 채식이라는 생활 방식에 대해 즐겁게 논의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Author
장샤를 베르티에,아멜리 퐁텐,양진희
1985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영국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교사 시절 경험을 살려 2018년 청소년을 위해 쓴 첫 소설 『백야』를 출간했습니다. 그 밖에 작품으로 『하늘과 산 사이에 있는 것』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1985년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영국에서 교사로 일했습니다. 교사 시절 경험을 살려 2018년 청소년을 위해 쓴 첫 소설 『백야』를 출간했습니다. 그 밖에 작품으로 『하늘과 산 사이에 있는 것』 등이 있습니다. 지금은 프랑스 루아르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