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나뭇잎 비문』에는 세상의 문을 두들기는 노크 소리로 가득 차 있다. 과거형에 바탕을 둔 서정성의 시형에서 쉽게 접하는 낱말들이 아닌, 오늘 삶의 현장에 전개되는 현재진행형의 문법들을 만날 수 있다. 김정숙 시인의 마인드맵에는 또렷또렷 육하원칙이 존재하면서 제각각 점선이나 실선으로 이어지는 경계선들이 존재한다. 이 경계선에서 팽팽한 시인의 긴장미를 만나게 된다. 섬과 육지의 접점, 시대와 시대의 접점, 보수와 진보의 접점, 빵과 양심의 접점, 세대와 세대의 접점, 그리고 자연과 문학의 접점 등등 이른바 386세대가 겪어온 고뇌를 읽는다. 첫 시집 『나도바람꽃』 상재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낸다. 이처럼 안으로든 밖으로든 그녀는 쉴 새 없이 노크하고 있다. 김정숙을 단순히 농사지으면서 무책임한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인이라 단정 짓지 못하는 이유이다.
Contents
시인의 말
1부 내 생의 발원지가
금백조로 / 꽃향유 / 직진형 알몸뚱이로 / 설마 했는데 / 매화 With you / 물영아리오름 / 서리 / 푸른 퇴적 / 폭설주의보 / 칠월 숲처럼 / 나뭇잎 비문 / 달 / 보름, 그 후엔 / 비양도 / 밤하늘 / 네가 봉황이다 / 오월에 / 유혈목이
2부 그 꽃 다시 와서
봄볕 / 이식 / 그 꽃 다시 와서 / 입금 내역 / 겨울 무화과 / 팔순의 참깨 농사 / 잘 익은 자두를 보면 / 선비 상 / 사각 틀 안에 / 시어머니의 첫 문장 / 동자 언니 / 명자 / 장마 끝에 / 두루마리 / 비 오는 밤 / 단풍색 가죽 외투 / 본인 실종 / 마지막 온기를 다해
3부 당신께만큼은
이어도는 세일 중 / 섬에 핀 개민들레 / 붉은 밤 / 인어 이야기 / 띠풀 총총 서서 / 금창초 / 화산섬처럼 / 쪽빛 배경으로 / 또 지네 / 대추나무에 걸린 바람 / 동백씨를 줍다가 / 백 년이 흐른 봄날 / 슈퍼 엘니뇨 / 물구나무선 하늘 / 오조리를 걷다 / 시대의 들판
4부 나뭇잎에서 시를 줍다
완전연소 / 밥이 되는 시 / 담쟁이 / 탄핵의 계절 / 소나기 / 쑥 / 더운 낙화 / 목백일홍 / 양하꽃 피다 / 산딸나무 / 봄 바이러스 / 일몰 / 비 내리는 애조로 / 겨울 안부 / 없는 듯이 살다가 / 꽃분 품은 채로 / 도돌이표를 만나다 / 돌이 부럽다 / 육필 시인 셋 / 용수리 담쟁이 / 꽃의 제국
해설_ 고정국
Author
김정숙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도바람꽃』이 있다.
제주에서 나고 자랐으며 200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도바람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