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시인의 이번 단시조집의 키워드는 자유와 소멸 그리고 화평이다. 이 세 개의 키워드는 시인의 중심 사상을 떠받치며 서로 간섭하기도 하고 혼융되기도 한다. 시인은 자유와 소멸, 양가의 가치를 인정하며 이 둘을 아우름으로써 궁극적인 지향점을 드러낸다. 그것은 자유의지를 통해 의미 있는 생을 추구하려는 정신, 죽음과 소멸에 대한 의식을 통해 헛된 욕망을 덜어내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화평을 통해 주위와 융합하고 함께 나아가려는 조화와 화해의 정신이다.
『에워쌌으니』는 밀도 있게 작품이 엮인 우리 시조 문학사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시조집이다. 자유의지와 소멸의식, 이 양가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세계와의 여유와 조화를 위해 화평의 미학을 추구하는 시인의 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Contents
시인의 말
1부 불멸
자목련 산비탈
천 년
구리화살
불멸
십이월
달맞이꽃
수평선
에워쌌으니
적벽
봄밤
첼로
내 사랑은-내 님믈 그리자와 우니다니
설해목처럼
함께 갇히고 풀리는
귓밥을 만지는 동안
그 바다
물은
2부 이미 한 어둠은 가고
열납
봄날의 흙 한 줌
수목원
그동안
접시꽃을 보며
폭염
황금빛은 새 떼들의 아랫배를 중천으로 밀어 올린다
저물녘
꽃밭에서
소묘
황국
어느 날 저녁의 시
명적암 가을
구월
시월
십일월
저녁 꽃
먼 눈발
3부 내란
모자이크에 관한 연상
내란
유등 연지
산
매미
대낮
봉정사
마지막 가을
설일
마라도
격렬비열도
성산 일출봉
꽃
청둥오리 분홍 물갈퀴
소나무를 위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