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시골뜨기 서울뜨기』(박완서, 중간글 201)에서 그림만을 간추린 ‘그림 에세이’입니다.
맏아들 결혼식에 와달라는 시골 친척의 초대에 오랜만에 사모관대, 족두리를 쓴 정겨운 혼례식을 볼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하지만 읍내 차부 앞 예식장에서 치른 결혼식과, 쌀 다섯 가마에 돼지 두 마리를 잡았다는 잔칫집에서 시골의 순박한 정취와 풍경을 기분 좋게 기대했던 나는, 그저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각 쪽에는 그림과 어우러진 한 줄 글만 있을 뿐, 이야기를 꾸미고, 또 상상하는 것은 모두 어르신 당신입니다. 어르신께서 그림을 보시면서 느끼는 감정, 지난날의 추억을 글이나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하실 수 있도록 여백을 두었습니다. 이 책은 어르신이 직접 꾸미는 어르신만의 ‘이야기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