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봉집月峯集』에서는 선禪과 교敎에 대한 견해 차이가 존재했던 17세기 불교계의 사상적 경향과, 경절문 · 원돈문 · 염불문의 삼문을 중심으로 수행체계가 보편적으로 형성되던 흐름을 보여 주는 글들이 주목된다. 한편 심心을 의인화한 심공心空을 등장시켜 마음을 설명함으로써 문학적인 경향을 보여 주기도 하는데 이는 불교계의 다른 글에서는 보이지 않는 독특한 점이다. 시부詩賦의 경우도 자연을 노래하며 자신의 생각을 투영하는 일반적인 형태보다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행적과 생각을 오언五言과 칠언七言으로 표현해 냄으로써 자신의 문학적 소양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