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문학이론의 역사는 ‘『시학』 해석의 역사’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이미 이견 없는 고전이다. 오늘날 철학의 기원이 되는 불멸의 고전들을 재조명하는 그린비 ‘고전의 숲’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소개하는 『시학』은, 프랑스의 두 고전문법 석학인 로즐린 뒤퐁록(Roselyn Dupont-Roc)과 장 랄로(Jean Lallot)의 풍부한 주해와 함께 ‘고전의 현대적 읽기’를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로 이루어진 작품, 이야기 창작론으로, 『시학』에서 그는 고대 그리스 고전기의 비극 작품들과 호메로스의 서사시를 대상으로 그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창작 원리’를 분석하고 있다. 『시학』은 따라서 현대의 모든 문학이론에 대한 철학적 논의의 기원이며 긴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에게도 유효한 서사예술의 작법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본성인 ‘재현’의 기능에 주목하고 문학이라는 분야에 최초로 심미적 가치를 부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읽는 것은 곧 우리 스스로에 대한 이해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