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 시의 물명고物名攷》는 최초의 백석 시어 사전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시어 분류 사전’이다(제목의 ‘물명고’는 조선 시대의 대표적인 분류어휘집인 유희의 《물명고物名攷》에서 따왔다). ‘백석 시어 분류 사전’으로서 이 책은 백석 시에 사용된 어휘를 의미 범주에 따라 분류했다는 점에서 일반 어휘 사전과 구별됨과 동시에 한 시인의 시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제껏 없었던 특별한 분류 사전이다. 이 책 《백석 시의 물명고》에 따르면 백석은 98편의 시에서 3,366개에 달하는 시어를 구사했다. 그의 시는 모국어의 관점에서 그 자체로 박물학 사전이라고 할 만하며 우리 문화의 폭과 깊이가 얼마나 웅숭깊고 찬란한지를 여실히 확인할 수 있는 보고이다. 이 책은 백석이 구사한 시어의 의미장들을 분류를 통해 그려 봄으로써 백석이 품었던 영역과 그 안에서 백석이 구사한 언어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한눈에 보여 주고 있다. 저자인 고형진 교수는 1983년 최초로 기존의 어휘사전에서 확인할 수 없었던 백석 시어들, “집난이”, “김치 가재미”, “최방등제사”, “조아질”, “구덕살이”, “대멀머리”, “널쪽”, “달궤”와 같은 시어들의 뜻풀이를 최초로 시도한 이래 30여 년 만에 백석 시어 전체를 빠짐없이 그 뜻을 풀이해 분류하고, 용례를 제시하고 빈도수를 확인한 사전을 내놓게 되었다. 저자는 이 작업을 위해 특히 지난 10년여를 오롯이 헌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