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생과 처세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지만, 시대를 뛰어넘어 인간의 심금을 깊이 울리는 책은 많지 않다. 하지만 <채근담>은 그 사유 세계가 마치 유, 불, 도의 사상을 넘나들면서 그것을 초월하거나 그 속을 산책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따라서 천리(天理)와 인정(人情)의 이치를 밑바닥까지 통찰한 보기 드문 이생 처세서로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독자들을 매료시킨 훌륭한 작품이다.
명나라 만력제 연간의 문인이다. 본명은 홍응명(洪應明)이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자성(自誠)이란 자(字)로 불렸다. 호는 환초도인(還初道人)이다. 안휘성(顔徽省) 휘주(徽州) 흡현(?縣)의 부유한 상인 가문 출신이며, 그 고장의 저명한 문인 관료인 왕도곤(汪道昆, 1525~1593)의 제자로 추정한다. 대략 1550년 전후한 시기에 출생하여 청장년 때에는 험난한 역경을 두루 겪고 늦은 나이에는 저술에 종사했다. 1602년에는 도사와 고승의 행적 및 명언을 인물 판화와 곁들여 편집한 『선불기종(仙佛奇?)』 4권을 간행했고, 1610년 무렵에는 청언집 『채근담』을 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