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도쿄까지, 만주에서 거제 포로수용소까지
시인 김수영의 삶과 공간들, 그리고 모더니티
“전통은 아무리 더러운 전통이라도 좋다”며 역사의 “거대한 뿌리”에 닿고자 했던 시인.
“시여, 침을 뱉어라!” 외치며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시를 쓰고자 했던 시인.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는 풀처럼 살고자 했던 시인.
김수영의 시는 뜨겁고, 그의 언어는 첨예하다. 그의 시에는 “현실에 쏟아냈던 날카로운 언어가 있고, 사람들의 마음에 던져주었던 각성의 언어가 있으며, 세계를 향해 토해낸 사랑의 언어가 있”다. 나아가 “지금 이 시대의 가장 첨단적인 담론들과 맞서도 주눅 들지 않는 아우라”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한국 문학사의 영원한 모더니스트다.
이 책은 시인 김수영의 언어와 숨결의 기미를 좀 더 예민하게 포착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그의 삶과 문학의 공간들을 찾아 걷고, 생각하고, 발견한 기록들이다. 김수영의 후예들인 8명의 문학가(서효인 시인, 손미 시인, 정용준 소설가, 그리고 문학평론가 박수연, 오창은, 김응교, 서영인, 김태선)가 합동으로 탐색하고 사색하여 써내려간 귀중한 결과물이다. 특히 최하림의 『김수영 평전』(초판 1982) 이후 최초로 김수영의 생애를 본격적으로 추적해낸 단행본으로서, 작가의 생애에 대한 고찰이나 기록이 드문 우리 문학계의 현실에서 더더욱 귀한 성취가 아닐 수 없다.
Contents
머리말
I 시인의 길을 따라 걷다
쓰고 시린 골목들 _서효인(시인)
그가 거기에 있다 / 충무로, 오래된 모더니티 / 종로, 마리서사 / 종로, 그림자 / 그 평범함을 생각하며
이토록 긴- 장례식 _손미(시인)
두 번째 장례 / 문장을 파는 일 / 너 거기서 자유롭냐?
자책하며, 쓴다 _정용준(소설가)
쓴다 / 그렇게 쓰면 안 돼 / 이렇게 써도 될까? / 그래도 쓴다
II 시인의 공간에 머물다
시인의 탄생, 제국의 진주 - 종로, ‘거대한 뿌리’의 거리
극적인 서울, 시인의 탄생 / 종루 거리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 종6로가 116번지, 김수영의 정신적 고향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며
도쿄, 스무 살의 김수영 - 연극의 꿈을 품다
미지의 공간, 4개의 나침반 / 첫 번째 하숙집, 스미요시초5 4번지 / 두 번째 하숙집, 다카다노바바 350번지 / 조후쿠 예비학교와 여인예술사 / 김수영의 도쿄 시대, 여전히 미지의 영역
연극인 김수영의 만주 시절 - 해방 공간과 모던 청년의 좌충우돌
다시 종로에서 / 환상과 구속의 땅, 만주 / 길림극예술연구회에 합류하다 / 협화의 시절, ‘새로운 해협을 찾은 일이 어리석었다’ / ‘수정될 과오’
시인 김수영, 신시론 동인들의 향연 - 모더니즘 시를 쓰던 충무로 유명옥 시절
연극 하다가 시로 전향 / 신시론 동인의 형성과 김수영의 콤플렉스 /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해방 후 모더니스트들의 사랑방, ‘마리서사’ - 아웃사이더 김수영의 번민과 각성
김광균과 박인환 / 박인환이 만든 희망의 공간 / 진정한 아웃사이더 시인 / 등단작 〈묘정의 노래〉와 김수영의 각성 / 종로의 서점 이야기
전쟁의 상흔, 포로 김수영 -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
세계의 가장 비참한 사람이 되리라 / 거제리 포로수용소 / 포로수용소에서 독서 체험 / 또 다른 감옥의 포로
시인의 방, 시인의 생활 - 마포 종점, 구수동의 집
마포 버스 종점에 깃들다 / 노동으로 풍경의 일부가 되다 / 닭을 키우는 시인 / 거대한 뿌리, 쓰러지다 / 상주사심, 날마다 죽음을 생각하라
풀의 정신, 시를 품고 시를 낳다 - 도봉산 김수영 시비 앞에서, 유작 시 〈풀〉을 읊다
김수영 시비 가는 길 / ‘풀’의 시인, 자유의 시인, 긍정의 시인 / 아방가르드의 전사, 우리에게는 김수영이 있다
김수영 연보
주
Author
박수연,오창은,김응교,김태선,서영인,서효인,손미,정용준
문학평론가. 196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박노해와 백무산의 시에 대한 평론으로 등단한 후 평론 활동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충남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의 편집위원을 거쳐 한국작가회의 기관지 [내일을 여는 작가]를 주관하고 있다. 시인 김수영과의 인연은 충남대학교에서 김수영의 시문학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시작되었고 지금의 ‘김수영연구회’ 회장 역임까지 이어졌다. 현재는 김수영의 작품을 따라 읽고 만주, 일본, 부산, 거제도와 서울 등 그의 거주지를 걸으며 김수영 문학의 인문지리를 복원하는 작업 중이다. 평론집으로 『문학들』, 『국민, 미, 전체주의』,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해야만 하는 것』, 공저로 『라깡과 문학』, 『친일문학의 내적 논리』, 『오장환 전집』 등 다수가 있다.
문학평론가. 196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박노해와 백무산의 시에 대한 평론으로 등단한 후 평론 활동을 이어 나가는 중이다. 충남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계간지 [실천문학]의 편집위원을 거쳐 한국작가회의 기관지 [내일을 여는 작가]를 주관하고 있다. 시인 김수영과의 인연은 충남대학교에서 김수영의 시문학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으며 시작되었고 지금의 ‘김수영연구회’ 회장 역임까지 이어졌다. 현재는 김수영의 작품을 따라 읽고 만주, 일본, 부산, 거제도와 서울 등 그의 거주지를 걸으며 김수영 문학의 인문지리를 복원하는 작업 중이다. 평론집으로 『문학들』, 『국민, 미, 전체주의』, 『말할 수 없는 것과 말해야만 하는 것』, 공저로 『라깡과 문학』, 『친일문학의 내적 논리』, 『오장환 전집』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