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경을 단행본으로 구현한 최초의 펜 사경 책
우리 선조들이 즐겨 사경한 『화엄경 보현행원품』, 사경 책으로는 첫 발간
펼침 제본으로 사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집
전통사경을 단행본으로 구현한 최초의 펜 사경 책이 나왔다. 우리나라의 전통사경은 그 형식이 ‘표지-변상도-발원문-경문-회향문’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렇게 구성된 사경첩은 비단 등으로 만든 사경덮개로 덮어 귀중한 곳에 회향하였다. 이번에 발간된 『사경 화엄경보현행원품』은 이러한 전통사경의 내용과 구성을 오늘에 맞게 재구성했다. 책을 펼치면 첫 장에 고려시대 화엄경 변상도를 볼 수 있으며, 이어지는 발원문은 신라시대에 화엄경을 사경한 연기 법사의 발원이 담겨있다. 이 발원을 읽고 베껴 쓰는 것만으로도 사경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경문은 우리 선조들이 가장 많이 사경한 『화엄경 보현행원품』이다.
『화엄경 보현행원품』 사경은 교계에서 처음 출간되었다. 『화엄경 보현행원품』이 한글로 본격 번역되어 대중과 만난 때는 광덕 스님이 해인사에서 출간한 1968년이다. 이때 성철 스님은 책의 서문에 “심현오묘한 이 진리를 요약한 보현보살의 행원품은 불교의 골수요 대도의 표준이다.”라고 했고, 광덕 스님은 “보현행원은 일체를 이루는 불가사의의 방망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경 화엄경보현행원품』은 광덕 스님의 한글 번역과 성철 스님의 서문이 함께 실려 있어, 사경하면서 경의 본체를 함께 읽어볼 수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사경 후 회향했던 회향문을 읽고 사경할 수 있으며, 한국전통사경연구원 김경호 원장의 ‘사경 수행의 방법과 공덕’으로 사경의 참뜻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경 책은 ‘펜 사경의 정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미 발간된 수많은 사경 책은 펜 사경시 안정적으로 사경에 집중해서 정진하기 어렵게 편집되었다. 이는 직접 펜 사경을 한 불자들이 겪은 한결같은 불편함이었다. 『사경 화엄경보현행원품』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며 펜 사경에 최적화된 편집 제본을 사용했다. 사경 책을 곧게 펼쳐 사경할 수 있도록 편집 제본했기에, 사경하는 사람이 매 장마다 곧게 펼쳐진 사경지를 대하는 것처럼 오로지 사경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전통사경이 덮개로 사경첩을 보관하고 회향한 것처럼, 이번 『사경 화엄경보현행원품』은 종이 덮개를 사용해 매 사경 후 격조 있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