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젝은 라이트 교수의 이 책이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전통적인 정신분석적 접근을 역전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예술작품의 기초를 이루는 무의식의 병리적인 콤플렉스를 드러내준다는 뜻이다. 지젝의 설명에 하면 라깡 정신분석에서 시학이란 무의식의 형성에 열쇠가 되는 언어 그 자체의 수사학적 전략이라는 것이다.
라이트 교수는 흔히 정신분석 이론을 통하여 문학 텍스트의 독해 방법을 제공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책에서 라이트 교수는 군더더기 하니 없이 간결하게 정신분석인 독해를 서술하고 있으며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담론을 규정해 놓았을 뿐만 아니라 임상사례를 통하여 정신분석적인 독해와 담론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라이트 교수는 깊은 통찰력과 풍부한 이해력을 동원하여 셰익스피어로부터 독일 작가에 이르기까지 그 사례들을 제공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줄리아 크리스테바, 조이스 맥두갈 그리고 윌프레드 비온에 이르기까지 임상사례들을 통하여 무의식의 시학을 조명해 준다. 이렇게 해서 라이트 교수는 지금까지 임상과 미학에 정신분석 이론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왔던 진부한 풍토를 그 근본부터 혁신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