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화의 정치사상적 빈곤을 다룬다. 이를 위한 새로운 영화제작과 사회과학적 탐구의 필요도 말하려 한다. 많지는 않아도 이를 무릅쓴 대표 작품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부족함 속의 풍요와 ‘덜함Scarcity’의 반어법적 의미도 따질 것이다. 새삼스럽지만 정치교육의 새로운 ‘방법’을 찾고 영화의 사회적 지평 확장을 위해 이는 진작 했어야 할 작업이었다.
돌이켜보면 영화는 정치사상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영화는 주로 장사될법한 인물들에만 선별적 관심을 보여 왔다. ‘히로히토’나 ‘히틀러’는 다룰망정, ‘레닌’이나 ‘루소’는 안중에도 없었으니까. 게다가 영화는 왜 ‘혁명가’의 삶에 초연했을까. ‘사상가’는 도무지 오늘의 세계영화 어디쯤 자리하는 걸까. 세상의 영화주류가 이제껏 ‘마르크스’의 삶에 주목했다든지, 혹은 아시아 필름이 ‘모택동’이나 ‘전봉준’ 같은 존재에 깊은 애정을 퍼부었다는 얘길 들어본 적 없는 우리다. 기껏해야 인물 좋고 대중적 인기를 동원한 ‘체 게바라’ 정도다. 이 역시 그의 사상과 행적 때문이라기보다 스마트한 외모가 주는 시각적 매력이나 그 표피적 감동 때문이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Contents
머리글 _ 5
I. 영화로 정치사상 ‘읽기’, 사상으로 정치영화 ‘보기’ … 17
II. 전체주의 : ‘선’과 ‘악’은 생각의 상태일 뿐, 경계는 없다. … 45
- [한나 아렌트](2012) : 마가레테 폰 트로타
III. 사회주의 : 시詩로 쓰는 공산주의 전사前史 … 91
- [필름 소셜리즘](2010) : 장?뤽 고다르